끝나지 않는 정보유출 사태 ‘뒷정리’...실적은 느리게 ‘회복세’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임기를 3개월 남짓 남겨놓은 김덕수(사진) KB국민카드 사장에게 올 한해는 유독 분주했던 시기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김 사장은 지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심재오 전 국민카드 사장이 물러난 이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오다 올 3월 사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당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힘겹고 어려운 위기의 시간을 보냈다”면서 “고객정보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이후 김 사장은 정보보호본부에 관련 인력을 보강하고 고객정보 보호 전담팀을 만드는 등 보안 관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전 정보보호 조직은 1부서 2팀 체제였으나 이를 독립된 정보보호본부 산하 1부서 3팀 체제로 개편했고 인력도 정규직 기준 10여명에서 두 배 가까이 대폭 증원했다. 또 매달 실시하는 정보보호의 날에 보안점검 및 교육 내용을 강화했으며, 신입사원 연수과정에서 정보보안 과목도 신설했다.
김 사장은 3개월에 달하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에는 정보유출 사태 당시 야근이나 특근을 한 임직원들에게 최근 수당 대신 연차를 쓰도록 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적극 나섰다. 또 ‘KB국민 훈·민·정·음 카드’와 통합형카드 ‘KB국민 가온·누리카드’를 근간으로 하는 한글 브랜드 상품 체계도 완성시켜 호평을 듣기도 했다. 이들 한글시리즈 상품은 발급 수 100만좌를 넘어서 밀리언셀러 상품 대열에 들어섰다.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KB국민카드의 신규회원 수와 신용판매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3분기 신규 회원은 29만9000명이다. 이는 1분기 9만5000명, 2분기 14만5000명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신용판매 역시 1분기 13조5000억원, 2분기 13조 7000억원, 3분기 14조300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1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612억 원으로 12.6%, 당기순이익은 2745억 원으로 13.5% 줄어들었다.이 와중 정보유출 관련 이슈는 김 사장의 임기 막바지인 최근까지도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카드 사용 때마다 내용을 고객 휴대전화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인 문자알림서비스의 한시적 면제를 이달 말로 종료하는 안내문을 고객들에게 보내 ‘반성이 벌써 끝났느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이 와중 금감원은 2011년 KB국민카드 분사 당시 고객정보 이관 문제에 대한 추가 검사를 최근 완료하고 현재 검사 결과를 정리 중에 있다며 내달 중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KB국민카드에 대한 제재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올 초 카드3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 당시 KB국민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규모가 가장 컸던 만큼 징계 수위도 가장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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