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2000년대 초반 권력비리 사건인 '이용호 게이트' 이후 이용호(57) 전 G&G 회장의 측근을 해외로 도피시켜 준 혐의로 지명수배를 받던 여권 위조 브로커가 9년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수부(변철형 부장검사)는 공문서 위조 혐의로 여권 위조 브로커 A(60)씨를 지난 10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06년 11월 이 전 회장의 재산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측근 B(44)씨의 여권을 위조해 중국 도피를 도와주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배를 타고 무사히 중국으로 간 뒤 자신도 수사 당국의 추적을 받자 비슷한 시기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7년 태국 현지에서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을 살고 최근 강제 추방됐다.
검찰은 인천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수사를 벌여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B씨의 여권을 위조해 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씨는 수사 당국에 노출되지 않아 아직도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검찰은 2007∼2008년 B씨의 부탁을 받고 A씨에게 여권 위조를 청탁한 공범 2명을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문서 위조의 공소시효는 당시 7년이었지만 A씨는 해외도피 사범으로 공소시효가 정지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호 게이트'는 김대중 정부시절 정치인과 당시 검찰총장 동생 등이 연루된 대표적인 권력비리 사건이다.
이 전 회장은 정·관계 유력 인사 등의 비호를 받으며 보물선 인양 사업, 기업사냥, 주가조작을 통해 68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