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기업의 해외 현지생산을 통한 수출이 줄면서 수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2일 ‘가공·중계무역의 규모 추정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현지생산을 통한 수출이 2012년 전체 상품 수출의 17.4%를 차지했다가 지난해 약 15%까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외 현지생산 수출은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으로 구성된다.
가공무역 수출액은 2012년 946억 달러까지 증가했다가 하락세로 전환돼 2014년에는 약 820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계무역 순수출액은 2012년 101억 달러에서 2013년 146억 달러로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137억 달러로 소폭 줄었다.
해외 현지생산 수출이 줄어든 것은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최근 자국 내 가공무역을 제한하는 정책을 편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가공무역 수출 중 중국에서 진행된 것은 약 67.2%였다.
각국이 자국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쳐 외국 기업의 사업 여건이 나빠진 것도 감소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런 환경 변화는 기업들이 해외직접 투자를 줄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제조업의 전년 대비 해외 직접투자는 2012년 13.2% 줄었다가 2013년 9.7% 늘고서 2014년에는 다시 21.6% 감소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해외 현지생산을 통한 수출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부품 등의 조달로 본국 수출을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며 “해외 생산기지 수출 악화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국내 부품·소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부품·소재 수출 증가율은 2013년 3.8%, 2014년 4.9%로 확대되다가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백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는 핵심 기술 개발, 신성장 제조업 육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에서 원자재 확보, 생산 비용 절감을 하는 분업 체계를 구축해 가공·중계 무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생산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해외 생산기지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