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재협상 요구…윤병세 외교부 장관 “고려안해”
北 수소탄 실험으로 국민적 관심 멀어져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타결한 군 위안부 협의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밝혀져 재협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 나눔의집 할머니들 증언에 의하면 어떠한 통보도 사전에 받지 못했고,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협상결과를 발표하는 NHK 방송을 통해서 시청하고 나서 위안부협정내용을 알았다고 한다”며 “단 한차례도 이와 관련한 정부 측의 방문이나 설명과 설득과 해명이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일 군 위안부 협의를 당초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폐기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외교전문가로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이수혁 전 6자회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는 한일기본조약으로부터 출발하여 그 연원이 수십 년 거슬러 올라가는 문제”라며 “이번 위안부 협정은 법적 구속력을 주장할 수 없다. 금번 합의가 대한민국 헌법과 비엔나조약법협약에서 요구하는 조약의 형식을 취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또한 “2013년 4월 유엔 경제적 문화적 권리위원회의 권고도 따르지 않았다”며 “따라서 금번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강제규범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외교장관회담 문제점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협상을 하기 전에 할머니들을 잡고 어떻게 해야 좋겠는가, 먼저 물어가지고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자기네들끼리 두 정부끼리 속닥속닥 하고 사죄했다”며 “그런 사죄 받을 라고 우리가 이제까지 고생하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너무나도 분하고 생각할수록 억울하다”며 “우리가 죽을 때까지도 싸울 거예요. 같이 협력해서 싸워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부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전에 상의 한번 없이 협상이 임했음이 드러나는 것이다.
심지어 위안부 할머니들은 한·일 정부 간에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도 전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여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윤병세 외교부장관을 직접 항의 방문하여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재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