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최근 상장기업의 현금배당액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15 사업연도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은 746개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694개사보다 7.5% 늘어났다고 2일 한국거래소는 밝혔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 총액은 17조 9059억원으로 지난해 13조 9745억원보다 28.1% 증가했다.
작년도 현금배당이 급증한 것은 배당금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기업들을 상대로 돈풀기를 독려하는 정책을 편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기업들 돈풀기 정책의 하나인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얻은 당기 수익 중 배당이나 투자, 임금 증가에 쓰지 않은 돈에 과세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보탬이 되도록 하기 위해 작년부터 내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기업 입장에선 벌어들인 돈을 배당 등으로 풀지 않고 유보금으로 쌓아 둘 경우 세금을 더 내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당이나 투자 등을 늘리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점을 겨냥한 정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배당에 대한 요구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27조2000억원으로 이미 전년 연간 규모(약 20조원)를 넘어섰다"며 "실적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투자 축소로 배당에 쓸 수 있는 현금이 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중 현금배당 공시 기업이 1년 전 350개에서 380개로 늘고 배당규모는 29.1%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의 현금배당 공시 기업은 같은 기간 344개에서 366개로 늘고, 그 규모는 12.1% 확대됐다.
작년도 현금배당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삼성전자로, 2조9198억원에 달했다.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으로 13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올린 한국전력은 창사 이후 최대인 1조99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