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송병승기자]  농업협동조합법(이하 농협법)의 국회통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농협중앙회를 ‘금융지주회사’와 ‘경제지주회사’로 분리하겠다는 골조를 지닌 농협법이 국회에서 논의됨에 따라 전국농민회총연맹, NH농협중앙회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직노조 등이 속한 ‘농협법 개악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설립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은 ‘동상이몽’을 꿈꾸는 노조, 농민단체, 중앙회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길 잃은 농협법 개정안... 공대위 내부에서도 의견 나뉘어

방관하는 중앙회, 논란의 끝은 6월 국회에서 가려질 듯

농협법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노조와 농민단체, '따로 또 같이'

현재 정부는 이런 농협법의 목적을 바탕으로 설립된 농협중앙회를 주식을 소유해 사업활동을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지주회사’로 바꾸겠다는 개정안을 국회에 내 놓은 상태이다. 이에 공대위 측은 현재 “지주회사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보다 많은 이윤을 탐하는 ‘주주’와 시대착오적인 규제 완화를 기조 삼아 대형투자은행을 꿈꾸는 정부의 야욕이 합쳐져 지주회사를 설립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이 모여 최소한의 바람막이로 만들어낸 협동조합이 지주회사로 변하는 것은 이미 협동조합조직 자체가 해체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대위에 속한 노조와 농민단체들은 중앙회가 ‘지주회사’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노조와 농민단체는 약간의 의견 차이를 보인다.공대위에 속한 노조 측이 주장하는 바는 ‘현 상태 유지’로 압축 할 수 있다. 공대위의 노조측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지주회사 추진방향에 대해 막을 것이고 향후에 6월 국회를 지켜 본 뒤 농민단체와 방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만약 6월 국회에서 정부 개정안이 통과 되면 어찌 하겠나?”는 질문에는 “6월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 된다면 우선은 농민단체와 공조체제를 유지한 채로 합의점을 찾아 다시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이고, 만약 의견이 극명하게 나뉜다면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농민단체의 주장은 이렇다. 지주회사로 간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반대하지만 이후에 농민단체들은 ‘연합회’의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현 중앙회의 신용사업위주로 치중되어 있는 운영을 경제사업과 분리해 농민 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방안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추진 방안은 연합회 이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것을 기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이후 그는 “노동조합과 농민단체가 이렇게 한 가지 의견을 가지고 뭉쳤던 것이 참 오랜만이다. 만약 6월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 한다고 하더라고 이후에 노조측과 반드시 합의점을 찾아서 반대의 의사를 밝힐 것이다”라고 의사를 표했다.

당사자 농협중앙회는 먼 산 불구경 하 듯

노조와 농민단체가 이렇게 공대위를 꾸려 가며 개정법 반대에 나서고 있는데 당사자인 농협중앙회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는 질문에 처음에는 “우리는 그저 마찰 없이 순조롭게 개정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의사를 밝혔다.하지만 이후 정리된 공식입장에서는 “개정안 통과가 지연될수록 사업구조 개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우리 중앙회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라고 개정안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