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호원 기자]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 폭이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커진 가운데 정부가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정부가 발표한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재정수지는 38조원 적자를 봤다. 적자 규모가 1년 새 8조5000억원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둬야 하는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를 뺀 것으로, 정부 살림살이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다.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43조2000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다.
재정 적자는 2010년 13조원으로 줄었다가 2012년 17조5000억원, 2013년 21조1000억원, 2014년 29조5000억원 등 5년 연속 증가했다.
재정 적자를 나라경제 규모(국내총생산·GDP)에 견줘보면 -2.4%를 차지한다.
보통 재정적자 비율이 GDP 대비 ±0.5% 이내이면 균형 재정 수준으로 본다.
작년에는 통합재정수지도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다.
2014년 8조5000억원이던 적자 규모가 2000억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재정 적자가 쌓여 부족한 재원을 국채 발행과 차입금으로 메우면서 국가채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590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3000억원 늘었다.
2014년까진 세금이 목표치보다 잘 걷히지 않은 게 재정 적자 증가의 큰 이유였다.
하지만 작년엔 세수가 예상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한 해 동안 세금을 쓰고 남은 돈(세입-세출)을 뜻하는 결산 세계잉여금은 지난해 8조7000억원 흑자였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세계잉여금 흑자가 났지만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적자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유사·중복사업 등 비효율적으로 재정이 집행돼 줄줄 새나가는 부분이 여전히 많다”면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지금은 재정의 효율화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줄이기 어려운 의무지출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면 재량지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전략적 재원 배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