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호원 기자] 증권사들이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무가 가능한 ‘온라인 소액 중개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중개 자격을 획득하고 투자 유치 업무를 진행 중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배우 리암 닉슨이 맥아더 장군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크라우드펀딩 중개에 나서 7일 만에 5억원을 모아주는 데 성공했다.
대중이 십시일반으로 소액을 투자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는 지난 1월 도입됐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대가 없이 지원하는 기부·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이나 대부업 기반의 대출형 크라우드펀딩과는 차이가 있다.
종전까지는 후원형과 대출형만 허용됐다.
그러다가 작년 7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주식이나 채권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졌다.
올 1월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는 와디즈, 유캔스타트, 오픈트레이드, 인크, 신화웰스펀딩 등 5개 전문 업체가 중개업자로 나섰지만 이후 중소형 증권사들이 속속 가세하는 양상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아울러 정부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선정할 때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가점 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동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 심사 기준상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체로 신청만 해도 일정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체로 등록하려면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전담 인력을 두는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있지만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5곳 내외로 정해진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티켓을 따내려고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K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13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