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미디어공룡 CJ에 경고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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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미디어공룡 CJ에 경고사격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0.06.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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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미디어 인수로 PP시장 지배력 강화…이유없는 채널공급 거절 금지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26일 씨제이(CJ) 소속 (주)씨제이오쇼핑의 (주)온미디어 인수 건에 대해, ‘방송채널사용사업(PP : Program Provider)시장’ 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어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시정조치에 따르면 자기의 계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 System Operator)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채널유료방송사업자(특히, IPTV)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동등한 콘텐츠(채널) 접근기회를 제공하도록 했다.

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다채널유료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IPTV)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종전의 기준에 준하여 콘텐츠(채널) 공급을 계속하도록 했다. 시정조치기한은 한미FTA 발효이후 해외경쟁도입 가능성 등을 고려해 약 3년 6개월(2013.12.31)로 결정했다.

공정위의 이번 시정조치에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 4월21일 비슷한 내용의 권고를 CJ에 내린 바 있다.

이번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대해 KT, LG, SK, MBC, KBS, YTN 등의 IPTV 사업자들로 구성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는 성명을 통해 “공정경쟁 여건이 조성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코디마는 “향후 CJ그룹이 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 방통위와 공정위의 조치대로 IPTV나 위성방송에 대해 차별조치를 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특히 IP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해온 온미디어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코디마는 "타 유료방송에 비해 여건이 열악한 IPTV가 조속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에서 IPTV와 CJ 간의 향후 채널 공급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채널CGV, XTM, 엠넷등 다수의 유력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CJ계열은 (주)씨제이오쇼핑이 (주)온미디어(이하 온미디어)의 주식 55.2%(약 4,345억원)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기업결합을 신고함에 따라 OCN,투니버스등 인기 채널을 다수 보유한 온미디어의 라인업도 갖게됐다.

이 건은 MSP(MSO+MPP)간의 기업결합으로, 공정위는 “수평결합(PP-PP간)과 혼합결합(SO-SO간)이 발생하나 결합 후 콘텐츠공급시장의 경쟁구조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는 PP시장의 경쟁제한효과에 대해 중점 심사했다”고 밝혔다.

SO시장에 대해서는 당사회사(계열회사 포함)간의 방송허가권역이 상이해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혼합결합으로서 경쟁제한효과가 없다고 판단되어 검토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는 “PP시장 전체에서 이번 기업결합이 가져오는 시장집중도와 그 변화추이를 먼저 검토했다”며, “구매자(SO, 위성방송, IPTV)와 판매자(PP)간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등을 고려해, 세분화가 어느 정도 가능한 장르(채널)에 대해서는 별도로 시장집중도 및 경쟁제한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PP사업은 전국을 권역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채널유료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므로 지리적 시장은 전국시장으로 획정했다. 또한, 전체 PP시장의 시장집중도를 결합 후, CJ는 ‘08년도 매출액 기준 PP시장에서 31.9%(1위)를 점유하게 됐다.

이에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는 해당되지 않으나, PP시장(전체)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점유율 상위 1~2위 간의 기업결합으로서, 결합 후 2위(MBC)와의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시장점유율의 변화추이를 볼 때, CJ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증가(15.2%)한 반면, 경쟁사업자는 현상유지 또는 감소추세인 점을 고려한 것.

공정위는 “특정채널의 결합 후, 소비자가 선호하는 채널(시청률 상위 30위내) 또는 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이 당사회사에 집중되고 있다”며, “특히, 3개 장르(영화/생활여성/만화)의 경우에는 사실상 독점상태를 형성해 콘텐츠 공급대체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동사는 결합 후 PP시장에서의 높은 지배력을 남용해 계열SO의 경쟁사업자(특히, IPTV)에게 콘텐츠공급을 부당하게 거래거절(개시거절, 공급중단)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됐다”며, “콘텐츠(PP)와 플랫폼(SO) 분야에서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특히 선호도가 높은 영화/생활여성/만화장르는 사실상 독점상태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과거 위성방송 도입초기 MSP들이 콘텐츠공급을 거절한 전례가 있어서 새로 도입된 IPTV에 대해서도 유사한 양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공정위는 다만 “다채널유료방송은 SO가 채널편성 후 PP에게 수신료를 배분하고 있고, PP의 수익구조상 광고비중이 높아서 콘텐츠(채널) 공급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주요 경쟁사업자인 지상파 계열의 PP사업자가 공급하는 콘텐츠분야(드라마, 스포츠분야 등)와 동사 상품(영화ㆍ만화ㆍ생활여성 등)간의 동질성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특별히 당해 기업결합으로 인해 그 가능성이 증가된다고 보기는 곤란했다”고 밝혔다.

한편 PP사업은 등록제로 신규진입 자체는 용이하나, 인기 콘텐츠에 대한 제작 또는 구입비용이 상당하고 PP사업의 특성상 수익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최근 수년간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신규진입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한미FTA 발효 등에 따라 외국사업자 진출은 전망되지만 실제 진출까지는 수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정조치는 전체PP시장에서 31.9%(1위)를 점유하는 기업결합일지라도 2위 이하의 사업자와 격차가 크고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와 당해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할 뿐 아니라 일부 채널(하부시장)의 경우에는 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초래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출범초기인 IPTV에 대해 콘텐츠 공급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절하거나 중단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IPTV시장이 활성화되고 CATV나 위성방송과 유효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시청자들이 다양한 다채널유료방송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힘으로써 소비자 후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형 PP간의 기업결합을 승인함으로써 투자확대, 규모의 경제 등으로 국내 PP시장도 앞으로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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