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 ‘비상등’…증가율 OECD 22위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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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전선 ‘비상등’…증가율 OECD 22위로 폭락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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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부진에 순수출 성장기여도 2년 연속 ‘마이너스’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1년새 경제개발협력체(OECD) 4위에서 28위까지 추락했다.

6일 정부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수출 감소폭이 줄면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저유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수출 부진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우선 OECD는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규모가 작년 1월 처음으로 전년동월보다 0.9% 감소한 뒤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며 수출증가율도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반전된 작년 1월엔 31개국 중 일본(2.4%)·아일랜드(2.3%)·멕시코(2.0%)의 뒤를 이어 4위였던 한국은 지난해 4월(-8.0%)과 5월(-10.6%) 6위로 추락했다.

이후 8월 15.0% 감소하면서 19위로 급락한데 이어 10월(-15.0%)에는 23위로 떨어졌고 올 들어 수출증가율은 1월(-18.9%)과 2월(-12.7%) 28위까지 주저앉아 1년 동안 24단계 하락했다.

수출 감소폭이 둔화된 3월에도 8.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OECD 31개 회원국 중 22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인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월별 수출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실적은 지난 5월까지 17개월간 감소세가 이어지는 신기록을 나타냈고, 수출부진이 결국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쳐 올해 성장전망치가 종전 3%대 초반에서 2%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다만 5월 감소폭은 6.0%로 반등전환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꾸준한 세계경기 둔화, 저유가·미국의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 때문에 섣불리 수출전망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조선·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기 후퇴시 수출도 급격히 악화된다”며 “세계 경기회복 부진의 타격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엔저 기조 등 환율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실적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출부진으로 성장세가 꺾였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출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경제성장률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순수출(총수출-총수입) 기여도는 마이너스 0.2%포인트로 예상돼 작년 1.1%포인트였던 순수출의 상쇄효과가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지난 1999∼2000년 이후 16년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내수 기여도 역시 2.7%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보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반면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지난 4월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광공업 생산 역시 줄어들었지만 5월 들어 부진했던 수출이 감소세가 완화됐다”면서 낙관론을 피력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역시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출 주력제품의 단가가 회복될 경우 올 하반기부터 수출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오는 6월말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해 최악의 수출실적 부진을 만회할 지원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실적 감소세는 세계 교역량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성장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위원은 또 “대외 악재들로 인해 민간수출 환경이 악화된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하겠지만 효과적인 수출 진흥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과 결합시켜 금융·재정지원을 통한 새로운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출 진흥책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수출품목 다변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연구기술(R&D) 투자를 확대해 자체 기술력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가 내수위주의 성장전략을 추진하며 상대적으로 수출 진흥책을 소홀히 했던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을 통해 수출부진 타개를 초점에 맞춰 메시지를 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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