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에 ‘결연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중국 국방부도 국가의 전략적 안전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한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적 조치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훼손하는 것으로 심각한 안보위협이라는 밝혔다. 러시아가 극동지역에 사정거리가 한국내 미군 사드기지에까지 이르는 미사일부대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한마디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자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사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다. 공격용이 아니다. 한미 양국이 사드를 배치하려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미 양국은 이전부터 사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또한 사드 배치 발표 전에 중국과 러시아에도 이를 통보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한미 양국이 사드를 배치할 이유가 없다. 이를 중국과 러시아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뿐이다. 그중에서도 중국과의 국경은 무려 1400㎞에 달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중국의 제재만 완벽하다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동북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제를 외쳐도 말로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됐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성공을 대내외에 천명(闡明)한 것이 그 증거다. 게다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보리 제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강력한 제재에 나서는 것만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기만 할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북의 핵과 미사일은 우리에게는 실질적 위협이다.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배치에 이렇듯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을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입장을 중국과 러시아가 이해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배치 반대가 자칫 대북 제재에 혼선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지 않는가. 지금은 세계가 힘을 합쳐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행위를 막아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