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엇박자 '코리아둘레길' 정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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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엇박자 '코리아둘레길' 정부사업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07.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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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사업설명회 '지자체간 다른 속내, 서둘 필요 있었나..?'
코리아둘레길 연결개념도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주관 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참여하는 '코리아둘레길' 정부사업이 지자체간 사업추진배경과 목적이 달라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2일 오후 문체부는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관에서  문체부 김종차관과 전국 지자체 담당자 150여명, 그리고 둘레길 조성관련 민간단체 (사)한국의 길과문화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리아둘레길 관계 중앙부처 지자체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문체부 박형동 관광콘텐츠과장은 코리아둘레길 사업에 대해  '한반도 둘레를 하나로 잇는 최장거리 걷기여행길, 대한민국 대표 관광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사업 추진 방안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지자체 가운데 둘레길 조성 사업에서 배제된 충청북도와 '가로수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라남도가 문체부와 사업추진목표와 배경에 대한 이견을 보여 둘레길 사업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문체부가 독특한 해안경관과 DMZ를 바탕으로 '코리아둘레길'로 이름지어 추진하는 사업에 바다가 없는 충청북도 내륙지방은 빠져 있다는 것.

이날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던 충청북도 관계자는  "옛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접경지역이었던 과거 역사적 특수성이 관광자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해안길 위주의 둘레길 사업에 빼어난 경관을 지닌 내륙의 호수와 강을 둘러싼 주변의 충북둘레길도 넣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전라남도는 김재광 도청 산림경영팀장이 발표한 '전라도 정도 1000년 가로수길, 그리고 관광자원화' 설명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10년간 5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억그루 나무심기'사업을 펼치겠다며 둘레길 조성사업과 걸맞지 않은 주제를 들고 사업설명회에 참가했다.

전라남도는 이날 발표에서, 향후 10년간 2633억원을 들이는 '가고싶은 섬' 가꾸기 사업도 추진하겠다면서 이와는 별도로 '서남해안 권역'에 오는 2021년 까지 5년간 사업비430억원을 투입하는 '가로수길' 조성계획을 발표 하는등 '코리아둘레길' 조성사업과는 동떨어진 사업내용을 발표해 참가자들 사이에 '문체부의 사업추진 배경을  잘못 이해하고 있지 않느냐'는 평을 들었다.

문체부가 추진하는 둘레길 사업은 동,서,남해안을 연결하는 '둘레길 노선 설정'과 '관광콘텐츠발굴 및 프로그램개발'에 두고 '코리아둘레길 지자체협의회 구성'을 하겠다는 목표였다.

이미 조성돼 있는 전국의 600여 개, 1만7000여 km의 길을 하나로 묶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버금가는 명품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취지였으나 시작부터 지자체간 사업추진 목표와 배경 그리고 현실이 달라 중앙정부의 사업추진계획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한편, 이날 문체부가 발표한 사업설명은 <(사)한국의 길과 문화> 에서 문체부에 제안한 내용이 둘레길 사업추진의 배경이라는 말이 나돌아 문체부가 민간사업체의 둘러리를 서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참가자들 사이에 나돌기도 했다.

이날 발표에 나섰던 <한국의 길과 문화> 윤문기사무처장은 "동해안 770km 해파랑길을 개발해낸 경험이 있다"면서 "2010년 부터 해 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파랑길 조성관련 BI 사업과 해파랑길 관련 워크숍(2011.9)등을 열어왔고 이번 둘레길 정부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참가 배경을 밝혔다.

설명회에 참석한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이 중앙부처인 문체부에 사업추진과 관련해 묻는 질문에 윤문기 사무처장이 일일이 답을 하고 나서 참가자들 가운데 "민간 사업자의 대답이나 듣자고 천리길을 달려 왔냐"며 천리길을 둘레길에 비유 하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군청에서 설명회가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까지 거리는 400km가 넘는다.

게스트하우스가 합숙소냐 비판도 터져나와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평화누리길 게스트 하우스 추진현황'을 발표한 경기도청 DMZ관광팀의 경우는 졸속 행정의 극치를 보여줬다. 

2010년 부터  생명,생태,평화,통일을 주제로 <평화누리길> 사업을 해온 경기도는 2016년 도지사 지시에 따른 게스트 하우스 추진현황을 발표하면서

-1호점(김포)을 월곶면 용강로  '조강철책길'이 있는 조강1리 마을회관에 2개의 객실, 최대 수용규모 30명. 숙식비 1만원/6천원

-2호점(파주)은 파주군 적성면 국사로 '율곡길'에 있는 '자장리한옥집'을 평화누리길 게스트 하우스로 지정했다고 밝혔으나 이곳 역시 2개의 객실에 최대수용인원 40명 규모.숙식비는 위와 동일.

-3호점(연천)은 군남면 군중로 '통일이음길'에 있는 '옥계리 문화회관'에 방 두칸을 게스트하우스로 지정하고 최대수용인원 15명을 받도록 하면서 게스트하우스 추진사업으로 객실6개 수용인원 85명을 발표하는 졸속행정의 극치를 보였다.

경기도가 추진해온 평화누리길은 191 km 로 경기도 김포군,고양시,파주시,연천군 접경지대 DMZ를 따라서 조성됐고 2014년 코스별 특성을 반영해 '염하강철책길' '조강철책길''율곡길''통일이음길'등으로 불려왔다.

-법적지위 인정단체 구성과 분담금 법적제도화 필요-

코리아 둘레길의 표본이 될 '동해안 해파랑길'은 그간 민간단체에서 개설과 운영을 해왔다. 두 길의 공통점은 해안중심의 노선이며 이미 조성돼 있는 길을 적극활용한다는 점과 하드웨어와 시설공사를 지양한다는 점이다.

이밖에 친환경 저예산 구조의 길 개척 및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점에서는 취지가 같다. 그러나 4500km에 달하는 규모의 길을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서 관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우선 인력과 예산 그리고 일관된 운영체계를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토 둘레를 따라 이어지는 '코리아둘레길'에 속한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접경지역 DMZ를 관할하는 국방부, 해안경계와 섬 등 수상안전에 관연할 국민안전처, 둘레길 필수코스에 들어갈 관광자원, 지역문화재, 숲 과 강을 아우르는 생태환경 보호기관 이밖에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거미줄 처럼 연결될 정부부처,지차체를 통할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이날 사업설명회에서 거론된 주요 문제는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된다.

-코리아둘레길의 운영관리주체를 어디로 할 것인가..?

-코리아둘레길 운영주체의 법적지위와 예산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한국의길과문화 윤문기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20대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위한 준비 중”이라면서 "정부의 코리아둘레길 조성 취지에 맞는 활동을 위해 그간 축적해온 해파랑길 운영경험을 모태로 명품브랜드를 만들어가겠다"고 민간단체를 대표해 입장을 밝혔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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