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고용노동부는 31일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 개정안에는 수탁법인 설립 등 기금형제도 설정 절차, 이사회 구성 및 역할, 연금자산 운용방법,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한 관리ㆍ감독 등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제반사항이 규정됐다. 또한 수탁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 외부 관리감독 방안도 담겼다.
법이 개정되면 근로자와 사용자는 사업장 상황에 맞는 기존 계약형 제도와 새로운 기금형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퇴직연금제도인 계약형은 사용자가 직접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와 운용 및 자산관리 계약을 체결해 운영돼왔다.
이 제도는 2015년말 현재 적립금 126조원에 가입자가 590만명(전체 사용근로자의 53.6%)에 이른다. 하지만 노사의 참여저조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근로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한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리금 보장상품에만 치우친 자산운용으로 수익률 하락을 야기해왔다.
실제로 2015년 투자비중을 보면 원리금보장형(89.2%), 실적배당형(6.9%), 기타(3.9) 등으로 수익률이 2.6%에 불과하다. 여기에 300명 이상 사업장의 84.4%가 가입한 반면, 30명 미만 사업장은 가입률이 15.9%에 그치는 등 대ㆍ중소기업간 도입 격차 지속 등의 문제점도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에 포함된 기금형은 사용자로부터 독립된 기관(수탁법인)을 설립해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구조란 점에서 장점을 지닌다.
수탁법인이 노사의 대리인으로 연금제도를 운영하면 노사중심의 연금제도 운영이 가능하고, 수탁법인 내부전문가 또는 외부자산운용 전문기관에 위탁 운용해 연금자산 운용 성과를 높힐 수 있다. 또한 협회, 계열사, 지역 등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수탁법인을 설립ㆍ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퇴직연금제도 운영효율화가 가능하다.
정지원 근로기준정책관은 “기금형제도의 도입을 통해 퇴직연금제도가 한 단계 도약함으로써 근로자 수급권 보장이 강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고용노동부는 현행 계약형제도의 보완을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