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근홍 기자]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이 늘어가는 추세다.
5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7월을 기준으로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기업(개인법인 제외) 은 모두 562곳이다. 한 달에 평균 80개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540곳이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22곳이 늘었다.
한편 회생불가능으로 파산 신청한 기업은 지난 7월 401곳에 달했다.
이런 경향대로라면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기업은 1000곳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통계치를 보면 2013년 835공에서 2014년 873곳으로 늘었고, 2915년엔 925곳까지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법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중앙지법엔 올해만 249건의 기업회생절차가 진행중이다.
또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관리하는 기업은 450곳이며 이들 기업의 자산규모는 26조원에 이른다.
이에대해 복수의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STX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자산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하는 기업들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서면서 연달아 회생절차를 진행 한 영향이 크다” 고 말했다.
또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1998∼1999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관리한 기업회생 신청 기업의 자산 규모는 30조 원대까지 치솟아 ‘재계 서열 5위’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며 “2000년대에는 법원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도 감소 추세였지만 최근 저금리 등 경기침제가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중견·중소기업이 늘어 법원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더욱 늘 전망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법정관리에 대한 인식변화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업회생 절차는 법정관리라는 말로 통용돼 곧바로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차츰 기업들간에 법원을 일종의 후견·감독기관으로 받아들여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채무 조정을 받고 회생의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법인 회생이나 파산 사건이 매년 20%씩 늘고 있다”며 “경기 불황 측면도 있고 기업회생 절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이 같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