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시은 기자] 국내 굴지의 기업 삼성전자가 휴대폰 폭발사건을 은폐하려고 휴대폰 주인에게 돈을 주고 협박을 하는 정황이 속속들이 포착되고 있다.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도 폭발사고를 경험한 주인에게 사고 원인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으며, 그 내용을 묻지 않겠다는 조항이 들어간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폭발사고가 일어난 휴대폰은 삼성전자 ‘SPH-W830(매직홀폰)’. 지난 5월13일 휴대폰 주인인 이모(28)씨는 운동을 갔다 온 사이 방에 둔 휴대폰이 불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씨는 바로 애프터서비스(A/S)센터에 전화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무성의했고 화가 난 이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글과 사진을 남겼다.이후 삼성전자에서 연락이 왔고 사고가 난 휴대폰을 수거해갔다고 한다. 이씨는 폭발사고의 원인을 알길 원했지만 무시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 휴대폰 폭발사건’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17일 찾아와 합의와 은폐의 명목으로 500만원을 줬다고 한다.
물론 삼성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휴대폰 폭발사고에 따른 보상과 원인규명을 위한 수거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삼성전자는 이씨에게 휴대폰 폭발을 다룬 기사를 삭제하도록 도와달라고 했으며, 지난 6월28일에 찾아와선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삼성전자 휴대폰 사고에 관한 분석 보고서(문서번호 10-2377-64)를 냈다며 보고서의 내용에 동의한다는 확인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는 것.
보고서의 결론은 ‘외부발화에 의한 사고’였는데, 정작 보고서의 표지만 보여주고 내부 내용은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내용도 보지 않은 보고서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할 수 없어 대화내용을 녹음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전했다. 결국 확인서는 문서에서 이씨가 손으로 쓴 것으로 교체가 됐고, 확인서의 내용도 ‘보고서 내용에 동의한다’가 아닌, ‘보고서의 내용을 통보받았다’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때문에 <매일일보>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감시확인을 위한 문서번호 조회를 부탁했다. 그러나 감시결과 조회를 담당하는 부서와 완료된 감시결과를 확인해주는 부서에서는 보고서 결과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해 의아함을 샀다.
보통은 보고서에 담당자 이름이 나와 있는데, 담당자 이름이 아직 없으며 대신 ‘센터장’으로 돼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이와 같은 사고의 원인규명의 경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고서를 담당한다는 담당부서에서는 완료가 된 사안이라고 답해 대답이 엇갈렸다. 그는 “담당부서는 여기다. 잘 모르고 한 말”이라며 “돈이 정산이 안 되면 조회결과가 완료라고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보고서의 내용과 보고서가 완료된 날짜를 묻자, “소비자가 의뢰를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보보호의 차원에서 말을 해주지 않는 게 당연하다”며 거절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보고서 내용을 이씨에게 당연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6월1일자로 휴대폰 사고에 관한 분석 보고서 받았다. 결론 부분을 보면, 핸드폰 소손의 원인이 배터리 회로 이외의 요인이고 회로 외부에서 발화된 불이 회로 주변부부터 태워 안쪽으로 전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나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