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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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2.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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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집단탈당파, 천정배에 ‘러브콜’…통합신당 위한 ‘재결합’ 본격화?

[131호 정치] 통합신당 추진을 앞둔 상황에서 6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23명의 의원들이 선도탈당 그룹과 연대, 외부 정치세력 확보, 나아가 잔류파의 추가탈당을 유도하는 등 세력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도로 우리당’이라는 야권의 비난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잔류파 의원들의 탈당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당지도부와의 갈등도 촉발될 것으로 보여, 2.14 전당대회를 무사히 성사시키려는 열린우리당은 당분간 탈당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새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시급한 과제가 눈 앞에 놓여있는 탈당파 의원들은 원내교섭단체에 등록이 가능한 인원수 20명을 가까스로 넘긴 상태지만, 외연학대를 위해 ‘공조를 유지할 수 있는’ 그룹과 연대를 통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집단탈당파가 주도하고 있는 세력 확장 가운데 하나는 천정배 의원이 주축이 된 선도탈당파 그룹이다. 집단탈당파로서 일단 교섭단체 등록은 가능하지만, 향후 정계개편 과정 속에서 가급적 지지기반을 확대시키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천 의원측과 연대를 가장 먼저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외견상으로는 양측이 ‘하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집단탈당에는 성공했으나,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탈당파들은 천정배 의원으로 대표되는 개혁적 성향의 의원들과는 ‘물과 기름’의 관계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집단탈당파들은 6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이 잘사는 미래선진한국 건설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창조하겠다”며 ‘중도개혁’을 애써 강조, 천정배측에 ‘러브콜’을, 즉 선도탈당파와 한 배를 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6일 탈당을 결행한 김한길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따라 탈당파들은 새 교섭단체의 ‘정책기조’를 한나라당 정책노선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중도개혁’이라는 기치 속에 양형일 의원에게 정책위의장 역할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강봉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견해차가 큰지, 아니면 조율 가능한 범위내에서 견해차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선도탈당파’ 김한길과 ‘집단탈당파’ 천정배가 조화를 이루며 충분히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이 같은 ‘화합’ 분위기는 천정배 의원측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 등 7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생정치 준비모임’을 발족,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는데 이 자리에서 이들은 “앞으로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민생정치를 준비하고 대통합을 나가는데 협의해나가자는 생각에서 민생정치 준비모임을 발족하게 됐다”며 “어제 탈당한 분들과도 조금도 차별성을 두거나 배타성을 보이기 위해 만든 모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이 김한길과 손을 잡을지 주목되고 있다.
또 “(민생정치 준비모임은) 서민과 중산층을 안정시키고 성장동력 확충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구체적 비전과 정책은 준비하고 있고 어제 탈당한 의원들과도 금명간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측은 이에 따라 6일 탈당한 의원들과 함께 주말로 예정된 워크숍에 참석, 교섭단체를 함께 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러 사항을 협의하게 될 예정이어서, 외견상 ‘유보적 스탠스’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통합은 실현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대선 전에 다시 합쳐질 가능성이 큰쪽으로 가닥이 기울고 있다는 전망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책노선’과 관련해 양측의 코드가 현재까지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천 의원측이 교섭단체에는 가담하지 않고 큰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집단탈당파와 연대를 바라고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집단탈당파는 세력 확장 차원에서 교섭단체 구성과는 별도로, ‘외부세력과의 연대’ 역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집단탈당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탈당의 명분을 살려야 하고, 이런 분위기를 틈타 ▲열린우리당에 남아있는 ‘잔류파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충청권과 호남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당대회 직후 추가탈당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집단탈당파 내에서 제기되고 있고, 또 설 연휴 직후 탈당하거나 혹은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탈당을 결행할 의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특히 정동영 전 의장도 지난 6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과 관련해, “대통합의 큰 바다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탈당파들이 추진 중인 통합신당에서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이미 탈당한 의원들 상당수가 정 전 의장의 계보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정 전 의장이 탈당할 경우 탈당 인원은 최대 7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와 열린우리당의 ‘추가 탈당’과 관련해 정 전 의장의 거취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고 이에 따라 대규모 집단탈당이 또다시 재현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당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까닭에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7일 새 당 의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정세균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더 이상 추가 탈당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탈당에 따른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당의장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탈당파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근태 당의장은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어렵다고 당을 떠난다는 것은 올바른 선택, 바른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국민들의 채찍질에 대해 겸허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떠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언론에서 자꾸 보도해서 그런지 몇 분 더 탈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면서 “충격도 작지 않고 실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담담하게 이 사실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서로 격려하고 다시 일어나고 분발해서 2.14 전대를 원만하고 성과있게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집단탈당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위한 ‘명분’이 절실한 집단탈당파 입장에선 당안팎의 비난 속에서 ‘탈당을 해도 큰 잘못이 없으니까 탈당을 결행해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세력과 연대를 하루빨리 서둘러야 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외부세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그동안 범여권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누누이 거론돼 왔던 ‘제3후보군’들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다.사실상 여권이 분당의 길로 접어들면서 통합신당 추진 경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여권’發이 아니라 다양하게 넓어질 가능성이 큰 까닭에 제3후보들의 정치참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한나라당은 집단탈당파들의 이 같은 움직임 때문에 ‘기획탈당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미 시작된 대선 레이스에서는 승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이 나자 일단 탈당파들이 당 밖에서 대통합을 노리고 막판 대결집을 통해 ‘뒤집기’를 해보자는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인 셈이다.이와 관련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탈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탈당을 안 하는 것도 아닌 한 편의 코미디”라며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황당무계해 한 편의 허무개그를 보는 듯 하다”고 말했다.6일 결행된 집단탈당파들의 향후 행보와 관련, 온갖 추측과 뒷말이 이처럼 무성하다. 추측과 뒷말이 무성한만큼 대선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가능성도 크다. 대규모 추가탈당이 결행되고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통합신당의 기치 아래서 탈당파와 외부세력이 뭉칠 경우, 한나라당 ‘빅3’ 중심으로 그동안 진행돼 왔던 대선구도는 확실히 흔들리기 때문이다. 23명의 집단탈당에, 지지율 50%를 넘나들며 ‘끝내’ 원내 제1당으로 등극한 한나라당이 불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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