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차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될 에쿠스의 가격은 기본형인 '시그너처'가 5만8900달러(약6640만원), 고급형인 '얼티미트'가 6만5400달러(약 7260만원)로 최종 결정됐다.
북미 시장에 판매되는 에쿠스 2개 모델은 모두 4.6ℓ DOHC V8 타우엔진이 장착된다. 385마력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와 후륜구동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3.8 모델과 4.6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에쿠스의 국내 판매 가격은 6622만원(3.8 럭셔리 모델) ~ 1억900만원(4.6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미국 판매가격이 국내 최고급 사양 모델에 비해 30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에쿠스의 역수입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논리는 다르다. 역수입 할 경우 오히려 손해가 난다고 주장했다.
실제 에쿠스 4.6 얼티미트 모델을 국내로 역수입 할 경우 해상운송료 및 보험료가 2500달러(약 282만원), 관세 5432달러(약 613만원)를 합치면 약 895만원이 소요된다.
게다가 특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2049만3000원)까지 포함하면 역수입 차량 가격은 내수판매 가격의 96%에 달한다. 현지업체, 환경검사 등 대행료까지 붙으면 결국 손해가 난다는 결론이다.
국내에서는 배기량 2000cc 이상 모델의 경우 24.3% 세금(특소세·교육세·부가세)이 부과된다. 반면 북미 시장은 차량가격에 따라 부과되는 별도의 세금이 없다.
국내시장에서 판매되는 에쿠스 4.6 프레스티지의 세전가액을 따져보면 8769만1000원이 나온다. 북미의 경우 동급모델인 얼티미트가 7521만원 가량이 나온다. 실제 가격 차이는 내수가격의 86%인 셈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가격 정책은 앞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 진출한 경쟁 업체들의 행보와도 관련이 깊다.
우선 토요타의 경우 1990년 미국시장 진출 당시 렉서스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설립해 벤츠 E클래스의 77%, S클래스의 48%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런칭했다. 낮은 가격책정에 따른 결과는 성공이었다.
반면 폭스바겐은 최고급 세단 페이톤을 미국 시장에 론칭할 당시 초기 가격을 높게 잡아 현지 소비자로 부터 외면을 당했다. 결국 폭스바겐은 북미시장 판매 가격을 재조정해야 했다.
현대차는 경쟁사들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교훈 삼아 에쿠스 초기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내 브랜드 입지를 고려하다보니 한국 보다 낮게 책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는 세금이 많이 붙고 편의사양이 달라 실제 가격 편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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