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가능할까?...앞을 볼 수 없는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3년 전, 청주맹학교 학생들(전맹)의 사진 수업은 걱정으로 시작됐다.
어둠에서 건져 올린, 맹학교 학생 4인의 빛나는 사진전 '보다, 보이지 않는 것'
< 사단법인 동의난달 ‘꽃눈과 시인의 포토포엠’ 대표 재능기부자 이영민씨의 초대글>볼 수 없다? 편견은 보란 듯 깨졌습니다!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TV, 거리 광고...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며’ 살아갑니다.
일상이 보는 것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기 때문에 볼 수밖에 없는 ‘피로 사회’. 너무 많이 봐서 오히려 못 보는, 마음에 닿지 못한 채 눈에만 비치는 세상. 과연 우리는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보이는 것이 진심이고 진실일까요?
생텍쥐페리는 말합니다.
“보고 있는 것은 껍질뿐이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3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해온 기록이랄까, 일기랄까…. ‘보지 못하는’ 청주맹학교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학생들은 눈이 아닌 마음의 렌즈에 세상을 담습니다.
편견 없고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 언제나 진실은 보이는 저 너머에 있듯, 전시를 통해 ‘보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깜깜할수록 하늘의 별은 잘 보입니다. ‘사진 찍는’ 시각장애학생들은 칠흑 같은 어둠에서 빛을 쏘아 올렸습니다. 비록 사진은 삐뚤고 잘리고 흐릿하지만 푸른빛이 영롱합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교감하고 느끼며 기억의 셔터를 누릅니다. 이제 카메라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꿈이 되었습니다. 마음의 장면들을 세상으로 나오게 한 통로가 카메라였습니다.
시각장애학생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약한 사람, 악조건의 사람...
주위를 둘러보게 하고 편견을 깨치게 합니다. 우리에게 앞만 보지 말고 옆과 뒤를, 높게가 아닌 넓게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눈이 아닌 진심으로 보기!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지 사진으로 알려줍니다. 함께 보실래요? 보이지 않는 것.
동의난달 ‘꽃눈과 시인의 포토포엠’ 1992년 창설된 (사)동의난달(이사장 신재용)은 한의학의 전통 계승, 사랑 실천, 진리 추구라는 이념을 구현하고 소외된 이웃의 복지 향상을 위해 의료봉사, 노인복지봉사, 아동교육사업 등을 펼치는 단체이다.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시와 사진을 접하는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2014년 11월 첫발을 뗐다. 시인 선생님이 시를 들려주고, 그 마음 그대로 사진을 찍는 수업이자 소풍이다. 봉사자가 풍경을 설명해주거나 직접 손으로 만져가며 피사체를 느낀 후 상상하며 촬영한다.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청주맹학교 고등부 이민주, 이현주, 최형락, 황채현이다. 재능기부는 김진수·박여희(사진가), 김초혜·임석래·오만환(시인), 조영재(작가), 국순호(디자이너),이영민(꽃눈과 시인의 포토포엠 회장) 이 함께 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