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폐막] 17일간 대장정 폐막…평화 모멘텀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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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폐막] 17일간 대장정 폐막…평화 모멘텀 이어가야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2.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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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포로 한반도 전쟁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지난 9일 시작된 평창 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는 소명을 다하고 25일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남은 것은 평창 대회 이후에도 평화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했다. 금메달의 경우 당초 목표였던 8개에서 못 미쳤지만 전체 메달 수는 17개로 종전 최고인 2010년 밴쿠버 대회(14개)를 넘어섰다. 특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에 머물던 한계를 벗어나 썰매, 스키, 스노보드, 컬링 등 동계스포츠 전 분야로 메달이 확산되면서 진정한 동계스포츠 나라로 거듭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평창 대회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찾았다는 것이야말로 이번 대회의 진정한 성과로 꼽힌다.

꽉 막혀 있던 한반도 정세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9일 개회식에 이어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찾은 이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비록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 특사와의 만남이 불발되긴 했지만 대화의 끈은 끊어지지 않고 있다. 25일 폐회식 참석을 위해 미측에서는 ‘퍼스트 도터’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일행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일행이 한국을 찾았다.

한반도의 ‘피스 메이커’가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이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결국 북핵 해법의 장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평창 대회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경쟁사회의 부작용을 확인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성과가 컸다.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급속하게 경쟁체제로 변모한 우리 사회는 경쟁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공정성’이 흔들리며 ‘결과 우선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했다. 사회적 강자의 갑질과 조직 내 패거리 문화가 논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미투 운동’ 강풍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평창 대회는 이 같은 한국사회를 그대로 투영하는 거울이 됐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보인 팀 내 ‘왕따’ 모습에 국민적 분노가 쏟아진 것은 경쟁사회의 부작용에 대한 자성의 측면이 크다.

마지막으로 평창 대회는 한국의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는 장이 됐다.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주제로 한 개회식은 우리의 전통과 현대, 미래의 잠재력을 결합한 문화적 역량을 전 세계에 집약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쾌한 한류 음악에 맞춰 펼쳐진 역동적인 폐회식도 한국의 문화적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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