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정부 산하기관 발주사업에서 '입찰 짬짜미'를 벌였던 항공촬영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간정보기술, 네이버시스템, 동광지엔티, 범아엔지니어링, 삼아항업, 삼부기술, 신한항업, 새한항업, 아세아항측, 중앙항측, 제일항업, 한국에스티지, 한양지에스티, 한진정보통신 등 14개 업체들은 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항공촬영 용역 입찰에서 낙찰사와 투찰가격을 미리 합의하는 등 담합행위를 벌였다.
항공촬영 용역 입찰은 면허를 등록한 업체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데, 이들은 특정 입찰을 담합대상으로 정한 뒤, 모든 업체가 담합에 가담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이들 중 2009년부터 항공촬영업 면허를 등록한 10개사는 담합행위를 하기로 합의한 뒤 이후 새롭게 면허를 등록한 업체도 포함시켰다. 이같은 방식으로 2013년까지 14개사가 담합행위에 가담했다.
이들은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정해둔 낙찰 예정사가 낙찰될 수 있도록 했고, 낙찰자가 결정된 뒤에는 당초 배정받은 지분율에 따라 용역을 수행하고 정산했다. 또 사다리타기를 통해 결정된 낙찰예정사의 담당자는 투찰가격을 정한 뒤 다른 업체 담당자들에게 유선을 통해 이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입찰참가 업체수가 줄어들고, 투찰 가격이 상승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들이 또다시 입찰 담합에 나서지 않도록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과징금도 부과했다. 14개사 총 108억2200만원이다. 공정위는 특히 공간정보기술, 삼아항업, 한진정보통신 3개사를 제외한 11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입찰 참여자격을 갖춘 실질적인 경쟁사업자가 모두 합의에 가담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돼온 담함행위를 적발해 시정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