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 비정규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랜드 노사간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10일 이랜드 노사에 따르면, 양측 대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지방 노동청에서 첫 교섭(비실무라인 포함 3차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하고 3시간 만에 결렬됐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노조측은 "사측이 먼저 해고자 복직을 약속해야 대화를 풀어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가 먼저 매장 점거농성을 풀라는 주장"을 반복했다.또 교섭 테이블에서 노조측은 "점거농성을 자진적으로 해제하면 노조 집행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고소고발을 취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 이랜드 노조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점거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농성 역시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측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계약기간이 만료된 53명에 복직 외에 추가 복직을 요구했고 회사가 고소·고발한 노조간부 6명에 대해서도 고소를 취하를 요구했지만 이랜드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최종결렬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앞으로 더 이상 추가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교섭 재개 일정조차 양측은 잡지 못한 셈인데, 이에 따라 이랜드 노사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된다.
특히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교섭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교섭은 희망적"이라고 언급했고, 또 "11일부터 노사가 30일 간의 평화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로 중재 역할을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노사양측의 불신과 함께 이에 따른 노동계 안팎의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랜드 노조측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이 말한 중재안에 대해 미리 들은 바가 없었다"며 "노동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노동부 측의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다.노동계 한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원점보다 더욱 악화된 상황"이라며 "열흘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이랜드 매장 점거 농성 사태는 더 장기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전국연맹.함께하는시민행동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취약계층 노동자의 일자리를 박탈하고,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이랜드의 행위를 엄중히 규탄한다"며 "해고된 노동자들을 즉시 원직 복직시키고 비정규직법을 회피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사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주도한 이랜드 유통매장에 대한 점거농성은 분명히 기업에 대한 테러행위”라며 “비정규직 문제에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요구하는 수준을 한꺼번에 실행할 수 없다는 점을 너무 잘 알면서 의도적으로 비정규직법 철폐 투쟁의 희생양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상수 장관은 앞서 9일 브리핑을 통해 "노조가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하고 있고 그에 따른 불이익이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노사간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경찰측 한 관계자는 "점거 농성으로 홈에버 월드컵점, 뉴코아 강남점의 영업이 중단됨에 따라 조합원들의 강제 해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홈에버 상암동 지점과 뉴코아 강남지점에는 7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매장을 점거하고 경찰 병력과 대치 중이다. 노조원 100여 명은 공권력 투입에 대비, 사수대를 결성해 주요 출입문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