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칼럼] 패거리 정치의 고리를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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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칼럼] 패거리 정치의 고리를 끊어라
  • 시인 고산정 배동현
  • 승인 2018.08.16 13: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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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배동현

[매일일보] 이른바 친문 친박등 ‘각종게이트’는 반으로 딱 갈라 놓은 수박의 단면을 보듯 우리사회 연고주의 실상을 한 눈에 엿보게 한다. 

‘별이 별 게이트’에는 마치 사전에 각본이라도 있었듯이 갖가지 연고가 골고루 등장한다. 그 연고들은 이런저런 연결고리에 의해 얼기설기 엮어져 있다. 그것은 실세 권력의 비호를 받기 위해 ‘동향’을 찾게 되고 그 ‘동향’에 줄을 대기 위해 ‘동창’을 동원한다. 

또 그렇게 이루어진 연결을 지속하는 수단으로 ‘혈연’이나 무슨무슨 이념이나 때거리 문화를 활용한다. 그리고 그 각각의 연결고리들을 술과 골프접대, 취직자리 제공 등의 물질적 혜택으로 다시한번 접착해서 그럴듯한 공동운명체를 만든다. 

이런 연고주의, 지역커넥션이 새삼스러운 것은 절대 아니다. 지난 권위주의 정권들의 본질적 성격이 바로 연고주의에 입각한 지역커넥션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정권들 아래서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고 역설해 왔고 또 그래서 그런 지역주의의 타파에 큰 기대를 모았던 사람들이 만든 정권에서도 과거보다 더 노골적인 끼리끼리의 행태들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해선 실망을 넘어 서글픔마저 들게 한다. 

지난 세월 동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많은 호남인사들은 이번 사건 등으로 인해서 그들의 정권획득 노력이 한낱 영남정권으로부터 ‘밥그릇 빼앗아 오기’로 평가될까 적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집권한지 1년이 지난 지금 현 정권이 국민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지역주의와 연고주의의 타파에 실패했음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 이대로 가면 다음에 누가 집권을 잡든 다음 정권에서도 패거리의 지역과 인물만 달라질 뿐 연고주의와 지역커넥션은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은 누구를 특별히 탓할 것도 없다. 특수대학원들의 동문들을 순회하듯 다니며 인맥을 만들고 있는게 오늘의 우리들이다. ‘마당발’이 수지가 맞고 준법과 정의보다는 감옥에 가면서까지 상사의 비밀을 지켜준 사람을 의리의 사나이로 높이 평가하는게 우리 풍토다. 

골프가 유달리 인기가 있고 동창회와 동향모임이 빈번한데서도 우리들의 삶의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연고주의 풍토와 낮은 도덕 수준이 결합할 때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이번 사건과 같은 끼리끼리 봐주고 밀어주며 야합하는 일이 되풀이될 것이다. 

선거가 늘 더할 수 없이 타락한 양상을 보이고 사생결단의 전쟁처럼 되는 한가지 이유도 바로 이런 연고주의 풍토에서 기인한다.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고 진 쪽은 완전히 쪽박을 차고 찬밥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냉소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통령직이 우리 사회 최대 이권이며 겉으로 말들은 번드레하게 하지만 선거는 그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귀다툼의 전쟁이라고 말한다. 이제까지의 우리 정치를 보면 정면으로 이런 사실들을 반박하기도 어렵다. 

만약 이런 사실들의 정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그저 이런류의 게이트에서 드러나고 있는 추한 스캔들을 개탄만하고 있어선 안된다. 그 근원인 연고주의의 고리를 끊을 방안을 마련해서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서 나서야 한다. 그래서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여야가 다 같이 여유를 가지고 임할 마당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연고주의란 독점적, 비경쟁적, 특혜적 토양에서 자라는 독버섯이라 말할 수 있다. 가격과 기술과 신용으로 공개경쟁하는 국제입찰이나 상거래에 있었어도 연고주의가 끼어들 여지가 수없이 많다. 

검찰이 불행히도 어느 정권 때고 비리문제에 얽혀 들고 있는 것도 기소 독점이나 기소편의주의, 그리고 폐쇄적인 인사권과 검사동일체원칙과 같은 지극히 비경쟁적이며 독점적이고 비공개적인 조직체계와 기능에서 기인하고 있다. 우리 정치에서 연고주의가 횡행하고 있는 것도 정치권 자체가 신흥 정치세력에 높은 진입장벽을 치고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당조직마저 수직적이고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기도하다. 최근 서울시가 일부 민원행정의 처리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여 민원인의 불만과 비리의 소지를 동시에 차단하며 칭찬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따라서 정치도, 행정도, 법의 집행기관인 검찰과 경찰, 사법부에서도 사볍부개혁만을 소리 높혀 외치기 전에 작은 것부터 바꾸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조직과 운영을 공개적으로 하고 체계를 경쟁적으로 다변화 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것이 바로 ‘끼리끼리’의 풍토를 개선하고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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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2018-08-19 11:13:18
우리가 인제 패거리를..
그러니까...그게 아주 많이 횡행하니
경쟁적으로 다변화해서 '끼리끼리'풍토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바가 크다는 말인지..
막걸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