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현동 국세청장은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사회'를 구체화할 수 있는 공정세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세수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잠재성장률 저하 등으로 향후 세입(稅入)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세금을 민주시민의 권리와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이 날 한국조세연구원과 함께 '새로운 10년, 국세행정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공정세정 포럼을 열었다.
이 날 포럼에는 정치권과 학계, 언론,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안정적 재정수입 확보와 공정과세 실현을 위해서는 조세시스템의 총제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과세관청 증명책임주의'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호영 고려대 교수는 "과세관청에 증명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납세 증빙을 은닉·파기하거나 제출 거부하는 납세자를 오히려 우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성실 납세자는 과세관청에게 증명책임을 부여하되, 과세관청이 자료에 접근하기 곤란하거나 납세자가 협력의무를 위반한 경우 납세자에게 증명책임을 부담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FIU) 보유자료 등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는 "금융자료 없이 세금계산서 등 실물거래 증빙만 갖추면 되는 현행 과세인프라는 신종·첨단 탈세를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고액현금거래보고자료(CTR) 등 FIU의 금융거래정보가 탈세방지 목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호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도 "숨은 세원을 양성화하려면 국세청이 금융기관 보유 사업용 계좌와 사업용계좌 미사용 혐의가 큰 비사업용 계좌에 대해서도 접근 가능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실명법 위반에 따른 처벌조항을 개정해 차명계좌를 개설하거나 명의를 빌려준 경우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청장은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고, 법령개정 등이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성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도 축사에서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방안, 불필요한 비과세 감면·축소 등 공정과세에 도움이 되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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