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300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기소된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6월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한창훈) 심리로 열린 담 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담 회장에 대해 징역 3년6월, 그룹 전략담당 사장인 조모씨에 대해 징역 5년 및 벌금 30억원, 위장계열사인 I사 전 대표 김모씨에 대해 징역 2년6월,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서미갤러리 홍성원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담 회장은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고 피해액을 갚긴 했지만 대기업인 오리온그룹의 회장으로서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등 사치를 일삼은 점, 고가의 물품들을 자택으로 옮겨 세무조사를 방해한 점, 위장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빼돌린 점 등을 감안할 때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담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가정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특히 오리온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돼 부끄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사를 통해 경영상 문제점이 드러났고 더 큰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선처해주신다면 일선에 복귀해 문제를 바로잡고, 오리온 그룹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 회장은 그룹 조 사장 등을 통해 위장계열사 임원에게 월급이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38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300억원 규모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6월 구속기소됐다.

담 회장은 또 위장계열사 자금 19억원을 이용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엔' 등 고급 승용차 등을 리스해 자녀 통학용으로 쓴 혐의로도 기소됐다.

담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조 사장은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인 '청담마크힐스'를 건설하면서 허위·이중 매매계약으로 부동산 매매대금 차액 40억원을 횡령하고 위장계열사를 통해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서미갤러리 홍 대표는 지난해 3월 오리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오리온그룹 비자금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40억 중 16억원을 미술품 판매대금조로 수령한 것처럼 허위 계산서를 작성하고 이 과정에서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Dot Paining' 등 고가의 미술품을 이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담 회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0일 오전 10시 4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