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검찰수사 ‘제대로~’ 시동 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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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검찰수사 ‘제대로~’ 시동 걸 수 있을까?
  • 매일일보
  • 승인 2007.11.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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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ㆍ감찰본부 설치…한나라 “삼성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 최고 권력층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 주장…청와대는 발끈!

특별수사본부 설치, 2001년 이용호 게이트 이후 6년 만
국민 54% “삼성의혹 특검법 도입 찬성”…리얼미터 조사
   

[매일일보닷컴]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가 ‘삼성의 관리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검찰청이 지난 15일 삼성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특별수사ㆍ감찰본부’를 설치했다. 그리고 “사건을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 비자금과 관련한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기존 수사지휘 체계로는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경수 대검 공보관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결정했다”며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의 청문회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여론을 반영하고 실체적 진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 본부 결정은 이날 오전 임 후보자가 정상명 검찰총장을 갑자기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특별수사ㆍ감찰본부는 대검 소속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오광수)는 사건을 이첩하게 된다. 김 공보관은 제기된 의혹 전부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임기는 이달 23일까지)은 수사능력과 공정성이 검증된 검사장급 이상의 특별수사ㆍ감찰본부장을 임명하게 된다. 본부장은 수사팀의 인적 구성을 총괄하지만 외부 인사의 참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 공보관은 “떡값 검사 명단에 오른 임 내정자에 대한 보고는 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특별수사본부는 출범 후 검찰총장에게 수사 상황을 일일이 보고하지 않고 삼성 비자금 사건과 ‘떡값 검사’로 지목된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전ㆍ현직 검찰 최고위층에 대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게 될 전망이다.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것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때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된 이후 6년만이다. 검찰은 ‘이용호 게이트’ 사건 발생 당시 전ㆍ현직 검찰 간부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특별감찰본부를 구성한 바 있다.

한나라, 삼성비자금 특검법안 제출 

삼성 비자금 수사 문제를 향한 정치권의 입장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다. 

한나라당은 삼성그룹 불법 비자금과 2002년 대선자금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안을 이날 오전 10시께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법안은 앞서 14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이 국회에 제출한 특검법안과는 다른 것으로, 삼성비자금의 2002년 대선자금, 노무현 대통령 당선축하금 등에 대한 수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삼성그룹 비자금 존재 의혹 및 조성 경위, 사용처에 관한 의혹 부분은 여권이 제출한 법안과 비슷하다”면서 “하지만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넣었다는 점은 다르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면서 합리적으로 (특검을)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청와대에서 지적한 부분과 저희들이 준비한 법안이 대개 일치한다”면서 “묘하게 청와대와 비슷하게 됐는데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헌법적인 대통합신당의 특검법안은 헌법적 요소에 반하는 것이 너무 많다”면서 “삼성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 최고 권력층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부분은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특검법안은 범여권의 법안에 비해 특별검사보를 6인에서 2인으로 줄이고, 특별수사관을 60인 이내에서 20인 이내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한나라당 법안은 4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1회에 걸쳐 최장 30일간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9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고 두 차례에 걸쳐 최장 90일 동안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여권의 특검법안에 비해 수사기간을 대폭 줄였다.

민노당 “한나라당, 정략적 의도에 관심 있나?”

민주노동당도 화살을 청와대로 돌리는 형국이다. 내용은 한나라당과 다르지만, 민주노동당은 정치권의 삼성비자금 관련 특검법 발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청와대를 향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구원투수”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심상정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권영길 후보 선대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기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서 철저한 진실 규명을 해야 함에도 청와대가 (오히려)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합민주신당 민노당 창조한국당의 특검법안에 대해 “수사 대상의 범위가 넓고 검찰 수사권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 것과 관련, “삼성의 뇌물(공여)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사 범위가 넓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단독 특검법안 제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2002년 대선자금 수사는 법사위에서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면서도 “한나라당이 비자금 실체가 아닌 정략적 의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청와대는) 재검토 요구를 했지만 사실상 반대”라며 “반대의 마지막 수단은 거부권이다.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또 “물증을 검찰에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냐”는 물음에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물증 중심의 수사로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삼성 비자금과 관련된 금융정보 분석원의 문서를 검증하기 위한 안건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에서의 한 기자회견에서 “청와대가 어제 삼성 비자금 특검법안에 대해 재검토를 촉구했다”며 “부디 삼성왕국 해체 앞에 청와대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특히 “청와대의 삼성특검에 대한 부정적 입장 표명은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삼성 특수권력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처사”라며 “‘청와대가 삼성에 장악되어 있다’라는 세간에 나도는 말을 입증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靑 “權후보 인식 ‘편협’…민노당 나쁜정치 배웠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의 “사물을 보는 인식이 일면적이고 편협하고 한심스럽다. 진보를 주장하는 민주노동당마저도 수구정치 못지않은 나쁜 정치를 배운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삼성비자금 특검에 관한 청와대 입장은)법치주의와 국가 사법체계의 원칙에 관한 것”이라며 이같이 따졌다. 천 대변인은 “삼성을 봐준다는 식의 기사와 주장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면서 “이는 말도 안되며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권 후보의 기사를 봤는데 ‘삼성과 참여정부가 끈끈한 관계에 있고 청와대의 특검 재고 요구는 삼성구하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 대변인은 “그 근거라는 것이 전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주미대사 임명, 삼성 출신의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다시 말하지만 (청와대의 요구는)법질서와 법상식에 관한 것”이라면서 “원칙적인 것일뿐 다른 의도는 전혀없다”고 강조했다.
 
국민 절반, “특검법 찬성” 입장
시민단체도 삼성비리 특검제 도입 촉구

이처럼 삼성과 검찰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각 당이 독자적인 특별검사법 발의안을 제출한 가운데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와 진보단체들도 “삼성 불법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CBS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54.1%였고, ‘검찰 수사로 충분하므로 특검법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4.4%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노동당 지지층의 74.9%가 특검제가 필요하다고 밝혀 찬성의견이 가장 높았고, 대통합민주신당(63.0%), 민주당(55.9%), 한나라당(41.4%)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전북 응답자가 62.1%(>19.0%)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광주(61.6%>4.3%), 부산/경남(61.3%>20.3%) 역시 그러한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구/경북 응답자는 45.1%(>31.3%)로 특검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성별로는 남성(58.2%)이 여성(50.3%)보다 특검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65.5%>26.3%)가 특검제 도입 필요 의견이 가장 높았고, 20대(62.8%>17.0%), 40대(56.5%>23.6%) 순이었으며 50대 이상(39.5%>28.2%)은 찬반 의견간 격차가 적은 편이었다.

시민단체들도 여론과 한 배를 타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와 진보단체들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불법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검찰마저 삼성의 관리대상이었으니 불법비자금 사건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설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며 “이제 국민 어느 누구도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삼성의 불법행위를 밝혀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삼성의 시녀’가 된 검찰에게 이번 사건을 맡긴다면 이번 의혹도 ‘의혹’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며 “정부는 특별검사제도를 도입해 삼성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사건에 연루된 권력층이 특검제가 아닌 특별검사 추천권을 행사한다면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간주하겠다”며 “정부는 모든 의혹이 규명될 수 있도록 특검 활동기간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불법 비자금 조성, 뇌물제공 의혹사건 등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수사해 보지 못했던 삼성의 불법 행위를 수사하기 위한 특검제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국민들이 힘을 모아 서명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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