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박 지원 받는 나경원 대 비박계 김학용 양자 구도 / 다른 계파나 지역 안배한 기존 선거 공식 깼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자유한국당이 오는 11일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선출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강석호 의원과의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복당파·비박계의 지지를 받는 김학용 의원(3선, 경기도 안성)과 잔류파·친박계의 지지세가 강한 나경원 의원(4선,서울동작을 )의 양강 구도가 점쳐지고 있다. 그밖에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구ㆍ동구), 김영우 의원(3선, 경기도 포천ㆍ가평)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김 의원의 경우 복당파 내부에서 김학용 의원과의 후보단일화를 압박받고 있고, 유 의원의 경우 진성 친박계 핵심인사로 구분되어 지지율 상승에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서로 다른 계파나 지역 안배를 중요시 했던 기존 공식을 깬 러닝메이트결정이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9일 김 의원과 나 의원은 그동안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자신의 러닝메이트 정책위의장 후보를 공식 지명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임명하지 않고 원내대표와 동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선 김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정책위의장 후보로 초선의 계파색이 옅은 김종석 의원을 지명했다. 앞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전통적으로 다른 계파나 지역 안배를 해왔다는 점에서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이나 부산·울산·경남(PK)에서 러닝메이트 후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그러나 김 의원은 결과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를 지낸 경제전문가를 선택했다. 국방위원장과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낸 김 의원에게 경제전문성을 보완해줄 적임자다. 특히 김 의원이 초선의원을 러닝메이트로 고르는 모험을 강행한 배경에는 이번 경선에서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초재선의 표심이 중요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원내대표 경선에서 그동안 지역안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던 만큼 수도권(김학용)-서울(김종석) 라인은 표의 확장성을 떨어뜨릴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나 의원 역시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에 함께 나설 정책위의장 후보로 민자당 공채 1기 출신, 범친박계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대덕) 지명했다. 역시 전통적인 지역안배를 벗어난 수도권-충청 라인업이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며 이른바 '골수 친박'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나 의원의 약점을 보완해줄 적임자로 꼽힌다.한편,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상임위원회 배정권과 같은 막강한 권한은 없지만 국회 의사일정을 조율하고,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다음 총선까지 상당 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12월 임기가 끝나지만, 차기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지 않을 경우 유임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2020년 4월에 치러질 총선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공천에 관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