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섹스게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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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섹스게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고?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8.03.2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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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필>, 심의통과할까…신음소리에 화상캠∙바이브레이터까지 연동한 ‘쌍방향 사이버 섹스’

캐릭터에 자신의 성감대 입력…설정부위 애무, 흥분도 상승
성인영화 배우 동작 캡처, 3D그래픽으로 행위동작 완벽 묘사
게임 중 화상카메라로 상대방 얼굴 ・ 특정부위 볼 수도 있어
미성년자에 노출 경우, 원조교제 등 성매매 부작용 우려 높아

[매일일보닷컴] 상대방을 직접 마주대하거나 만지지 않고도 성관계를 나눌 수 있다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섹스, 사이버시대엔 섹스도 달라진다. 바로 곁에 있는 배우자나 연인과 직접 피부를 접촉하며 나누는 섹스만이 아니라 신체적 접촉 없이도 교감을 느끼고, 또 각종 질병으로 인한 걱정 또한 필요 없는 사이버 ‘가상섹스’ 시대가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 그간 해외 서비스만을 고집하던 국내 게임벤처기업인 씨엠넷이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촉각까지 느낄 수 있는 성인 온라인 섹스게임 ‘쓰리필(3feel)’의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서 섹스게임이 등장하긴 했지만 씨엠넷의 쓰리필과 같은 쌍방향 온라인게임의 형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게임이 국내법과 정서에 맞춰 심의가 통과된다하더라도 많은 논란과 함께 문제를 야기 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국내 게임벤처기업인 씨엠넷이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촉각까지 느낄 수 있는 성인 온라인 섹스게임 ‘쓰리필(3feel)’의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 쓰리필을 개발 ・완성한 (주)씨엠넷측은 ‘사이버 섹스’라 하면 ‘변태’를 먼저 떠올리는 국내 정서상, 애초에 국내시장을 배제한 채 해외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아이엔비사와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월부터 아시아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했다.

그러던 씨엠넷측이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게 된 것은 최근 ‘판게아’ ‘레퀴엠’ 등의 성인 온라인게임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성인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씨엠넷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다음 달 안에 게임의 노출수위를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제시하는 선정성 기준에 맞춰 수정하고, 심의에 필요한 자료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섹스’가 국내에서도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쓰리필’이라는 게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시각·청각·촉각 3개의 감각을 통해 섹스의 리얼리티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3D 그래픽을 이용해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을 연출하고,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과의 화상채팅도 가능하다. 또 음성에 야릇한 신음소리를 삽입하고, USB로 연결 가능한 바이브레이터(여성용 자위기구)를 사용해 게임 이용자의 촉각을 자극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이와 관련 씨엠넷 신도철 대표는 “독립적인 화상카메라와 보조 성기구는 오프라인에서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을 온라인 게임에 접목시켜 사용하는 문제는 게임물등급위원회 등 허가기관과의 심의규정에 따라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상용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본격적인 성인 섹스게임, 쓰리필은 말로만 들어도 우리나라 정서에 다분히 충격적이다. 그러나 쓰리필은 해외시장에서도 충격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처음 쓰리필이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때인 지난 2005년,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 쓰리필을 출품한 씨엠엣측은 주최측으로부터 “시연 동영상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동영상 교체 요구를 받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 ・일본 등에서 컴퓨터에 설치해 혼자 이용하는 비슷한 내용의 섹스게임이 존재하긴 했지만 쌍방향 게임 형태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었다. 즉, 쓰리필의 등장으로 일대일 사이버 섹스가 가능해 졌다.

사이버섹스 부추기는 ‘쓰리필’

▲ ‘쓰리필(3feel)’게임의 한 장면.
쓰리필은 가상의 상대와 함께 시각·청각·촉각의 3개 감각을 통해 성관계를 나누고, 이에 따른 만족도를 점수화해 게임으로 즐길 수 있게 한 방식이다.

남녀 이용자는 캐릭터를 선택한 뒤 자신이 원하는 복장과 액세서리, 속옷 등으로 꾸민 다음 자신이 선택한 맵으로 입장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남녀 이용자들은 캐릭터를 이용해 맵 내에서 걷거나 하면서 상대와 채팅을 즐기고, 댄스 ・ 가벼운 터치 ・ 애무 등으로 교감을 나눈 후 본격적으로 가상의 성관계에 돌입하게 된다. 캐릭터들의 성관계 외에도 쓰리필은 이용자들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노골적으로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남녀 이용자들은 화상 카메라를 통해 상대 게이머의 얼굴과 몸을 화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사이버 오르가슴’의 극대화로 치닫게 만들기 위해 제작업체에서 배려(?)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 씨엠넷측 한 관계자는 “화상카메라가 없어도 게임을 연동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보는 것으로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게임 내에서 일체의 ‘관계’는 캐릭터를 통해 실행된다. 단, 여성이용자는 컴퓨터 본체에 바이브레이터를 연결시켜 자신의 캐릭터가 반응을 나타낼 때마다 바이브레이터에 진동이 울려 캐릭터와 함께 사이버 섹스의 느낌을 전이 받을 수 있다. 현재 남성용 자위기구는 전원 공급 문제 등 몇 가지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어 계속 연구 중이다.또 이용자들은 자신의 성감대를 캐릭터의 각 부위에 설정할 수도 있고, 행위의 강도도 조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성기구에 전달되는 강도도 달라지는 것. 게임 중에 상대가 자신의 설정한 부위를 애무해 주면, 캐릭터의 흥분도가 상승하고 플레이어 역시 게임을 통해 동일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씨엠넷측 이야기다.이 게임은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만족도를 수치화해 ‘절정’에 이르면 게임이 중단된다. 반면 일정 시간 내 만족도를 채우지 못하면 임무 완수에 실패하고 만다. 게임이 종료되면 남녀 이용자는 서로에게 점수를 부여한 뒤 헤어진다.

체위 ・ 애무 등의 모션종류만 200여가지

개발업체측은 게이머들의 ‘사이버 자아’라 할 수 있는 게임 속 캐릭터의 행위가 더 생동적이게 보일 수 있도록 국내 성인영화 배우들의 몸에 센서를 달아 동작을 입력하는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E3 전시회에서도 실감나는 동영상이라는 이유로 교체요구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씨엠넷측 한 관계자는 “체위나 애무 등의 모션을 200종류 이상 작성하고, 보다 리얼한 표현을 위해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캡처했다”면서 “모션캡처 작업에만 두 달이 걸렸다. 3D그래픽으로 직감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몇 개의 난해한 체위는 2D애니메이션을 조합해 알기 쉽도록 표현했다”고 전했다.그러나 쓰리필의 표현수위는 각 서비스 국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마다 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표현 수위도 조절될 수밖에 없다. 북미와 유럽 등지의 경우, 캐릭터의 성기가 노출 등 모든 것이 표현되지만 그 외의 지역은 해당 국가의 실정법에 맞춰 수위가 조절될 것이라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그러나 정작 게임을 개발한 우리나라에서의 쓰리필 서비스는 다른 나라의 경우보다 표현수위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성의 표현을 금기시 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쓰리필 서비스 허용’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성인전용’ 문화를 숨기고 규제하는 것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부여하는 게 맞다”면서 “성적욕구를 일으키기만 하는 게임보다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게임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쓰리필의 국내 서비스가 아예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개발사가 국내 서비스에서 문제가 됐던 성 도구를 이용한 온·오프라인의 연동 기능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국내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서비스 허용에 대한 결정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몫이다.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 등 인터넷에서는 벌써부터 쓰리필의 국내 서비스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쓰리필 관련 카페가 개설돼 현재 가입된 회원의 수만 2만여명에 달한다. 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실제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 인터넷 화상채팅을 하고 있는 한 남성. 기사내용과는 상관없음.
‘익명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낯선 상대와의 사이버 섹스가 성행위의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또 임신의 가능성이나 성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어색한 만남을 가질 필요도 없다.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비뇨기과의 한 전문의는 “사이버 섹스가 성적 불만족을 해소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정상적인 섹스는 아니”라면서 “지나치게 탐닉할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게이머들이 게임을 통해 실제로 만나 성매매로 만남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채팅의 부작용처럼 결국 게임을 빌리로 조건만남 같은 성매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임신의 염려가 없고 에이즈나 매독 같은 성병 감염이 없는 사이버 섹스가 신종 성매매로 떠오를 수도 있다.전혀 예기치 못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예컨대 배우자가 사이버 섹스 대상을 간통으로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사이버 섹스는 결혼한 이들에게는 제한해야 하는 것일까.그러나 무엇보다 쓰리필의 국내 서비스가 이루어질 경우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미성년자들에게 노출될 경우다. 이는 청소년 정신건강에 유해함은 물론이고, 원조교제 대상자 물색과 같은 성매매 창구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 대표는 “철저한 성인검증을 시행할 것”이라며 “부모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접속하는 미성년자들을 대비해 2차수단으로 콘텐트 내에 ‘사이버폴리스’라는 개념을 도입해 미성년자 등 해당 서비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이용자에게는 강제 탈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성인만을 위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는 것에 기대를 나타내는 목소리들도 있다. 만약 쓰리필이 심의를 통과해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면 게임업계에 그동안 금기시되던 ‘성’의 영역이 무너지며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어쨌든 ‘성’이라는 금기영역을 건드리는 쓰리필의 등장으로 앞으로의 국내 게임산업에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예측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사이버 성 상품화를 부채질해 부정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주일에 3~4개씩 새로운 온라인게임이 나타나고 동시에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말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과연 쓰리필은 성인게임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터부시되는 하급 게임물에 그치고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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