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가 주가를 띄우려는 코스닥업체의 청탁을 받고 공모주식 청약에 참여한 뒤 보호예수 기간을 늘여 줌으로써 개미군단을 끌어들이는데 동원된 사례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남기춘 부장검사)는 9일 `공모주식 청약에 참가하고 보호예수 기간을 늘려달라'는 등 청탁과 함께 코스닥업체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로 H투신사 전 직원 정모(45)씨와 김모(37.이상 구속기소)씨를 각각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코스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일부를 이들에게 건넨 기업홍보회사 전 간부 원모(40.구속기소)씨를 특경가법상 증재 혐의로 추가기소했다.
보호예수란 최대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이 일정기간 보유주식을 팔지 못하게 함으로써 소액투자자를 보호하는 조치로 기관투자자들이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투자안정성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와 김씨는 H투신사에 근무하던 2001년 12월 W사의 코스닥 등록시 공모주식 청약에 참여하고 취득한 주식을 2개월 이상 처분치 않고 보유해 주는 대가로 원씨로부터 각각 현금 1억6천만원씩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와 김씨는 비슷한 명목으로 2002년 1월 코스닥업체 M사의 주식을 저가에 인수, 각각 2천133만원씩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W사는 코스닥 등록 후 주가를 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원씨로부터 "투신사 직원들을 매수, 투신사로 하여금 주식공모에 참여해 대량으로 회사주식을 인수케 한 뒤 통상 1개월인 보호예수 기간을 2개월로 연장토록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원씨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모주식 청약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업체의 청탁을 받고 주가부양에 동참한다는 소문이 수사를 통해 확인된 첫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