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黑心 혹은 白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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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黑心 혹은 白心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8.11.14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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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친권분쟁 ‘숨겨진 의도를 찾아라’

일부 여성∙ 연예계 인사, “친권 인정한 그 법 집어치우라”
‘유산 관심없다’던 조씨 “할 말 없다, 내버려둬라” 회피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지난 10월 숨진 故 최진실의 죽음이후 우리 사회에 ‘친권법 개정’에 대한 논쟁이 공론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04년 이혼당시 자신의 빚을 갚아준다는 조건으로 아이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던 조성민에게 최진실의 죽음 후 친권은 물론 유산에 대한 재산관리권까지 부활하면서 시작됐다. 또 현재 아이들에 대한 친권과 재산권 행사를 주장하고 있는 조씨가 이혼 후 단 한 차례도 아이들을 찾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씨는 ‘아빠’자격 논란 등 사회적 질타까지 받고 있다.

이에 일부 여성계∙ 연예계 인사들은 조성민의 친권회복을 반대하며 법률개정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조성민 본인은 이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아이들 양육은 최씨의 어머니와 삼촌(최진영)에게 맡기겠다’는 생각엔 변함 없다면서도 재산권에 대한 권리는 자신이 행사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진짜’ 의도는 무엇일까.

지난 10일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아침-생방송 연예특급>은 최진실이 죽은 지 31일 만에 처음으로 심경을 털어놓는 최씨의 모친 정옥숙(62)씨와 모 주간지 인터뷰 내용을 방송에 내보냈다.이날 정씨는 고인의 두 자녀에 대한 친권 및 재산권 행사를 놓고 조성민과 빚어진 갈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아내와 아이들이 싫다고 나간 사람에게 아이들에 대한 모든 권리가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조씨는) ‘배에 있는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며 심지어 임신한 사람을 밀치고 발로 찼던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갑작스레 양육권을 운운한다는 건 결국 돈 때문”이라는 게 정씨의 주장이다.조성민은 고인의 죽음이 알려진 직후부터 장례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장례절차에 끝까지 참석해 화제가 됐다. 그랬던 조씨와 유족간의 갈등은 장례식 이후부터 시작됐다.이와 관련 정씨는 “살림에 필요한 모든 돈은 딸 이름의 통장으로 관리했는데 장례비용, 아이들 양육비 등을 찾기 위해 은행에 갔더니 (재산 상속자의 친권자인) 환희아빠(조성민) 도장 없이는 안 된다고 했다”며 “환희아빠에게 연락을 취해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최진실의 죽음으로 조성민의 친권이 자동부활하면서 그동안 고인의 아이들을 양육해 온 최씨의 어머니와 동생 최진영에게는 양육권 및 재산권에 대한 일체의 권리가 사라진 것.마지막까지 예의를 차리던 조씨의 태도는 그때부터 돌변했다. 정씨에 따르면 그로부터 약 10일 뒤 조씨가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타나 고인 명의로 된 모든 재산을 확인하겠다고 했다는 것. 게다가 아이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 재산권 등 모든 권리가 자신에게 있으니 재산확인에 협조하라고 했다는 게 정씨의 주장이다.최진실 모친 정순옥씨에 따르면 조성민은 지난 2004년 최진실과 이혼할 당시 빚 1억 8천만원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각서를 썼다. 이혼 후 조씨가 자녀들을 단 한차례도 찾지 않았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진정한 ‘최진실법’은 친권법 개정”

▲ 故 최진실의 어머니(가운데)가 지난 10월 2일 오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링거를 맞은채 배우 최진영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정황을 두고 일부 여성계∙ 연예계∙ 정치계 인사들은 조씨의 친권행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11일 ‘한부모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가칭)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조성민의 친권회복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현행 친권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부모 엄마’ 방송인 허수경은 “자신을 짓밟았던 배우자가 자신이 쌓은 재산을 관리하고, 아이들을 만나주지도 않던 아버지가 자동적으로 친권자가 되고, 손자들을 손수 돌보던 어머니가 딸의 재산은 물론 손자들의 앞날에 대해 단 1%의 권리도 주장할 수 없는 이 땅의 법 앞에 최진실은 죽어서도 피눈물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진정한 ‘최진실법’이란 악플 관련 법제가 아니라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진실로 행복해지는 법 개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친권은 권리와 의무의 조항인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친권자에게 권리를 주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친권자 자격에 대한 제한규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고 최진실의 두 자녀에 대한 전 남편 조성민의 친권논란에 정치권도 가세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부모 중 한 사람이 이혼 등의 문제로 친권을 포기하거나 전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친권권한이 자동으로 부활되는 현행 친권제도는 문제가 크다”며 현행 친권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반면 유림(儒林) 단체인 성균관은 조성민의 손을 들어줬다. 성균관 최영갑 기획실장은 12일 모 방송사와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천륜은 운명적으로 주어지는 관계”라며 “조씨와 두 자녀의 관계 역시 천륜이며 부모만큼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실장 역시 친권은 행사하되 재산권까지 좌지우지하게 되는 현행법에 대해서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친권주장의 ‘진짜’ 의도는 ‘재산’(?)

친권분쟁의 당사자인 조성민은 지난달 29일 ‘부탁의 말씀-아이들 장래를 걱정할 뿐입니다’라는 호소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조씨는 호소문에서 “아이들 유산과 양육에 대해 많은 오해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성인이 돼 결정권이 생길 때까지 제3자를 통해 유산을 최대한 투명하게 관리한 후 남겨주고 싶은 마음뿐이지 유산에는 관심 없다”고 말했다.아이들의 양육문제에 대해 조씨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생활의 일관성 등을 고려할 때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양육하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가를 믿지만 사람 앞일은 모르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많은 이들은 조씨의 ‘본심찾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아이들의 유산은 조씨 주도하에 관리하겠다면서 정작 양육은 ‘사람 앞일은 모른다’던 외가에 맡기겠다는 것. 고인의 모친 말대로 조씨의 친권주장의 ‘진짜’ 의도가 ‘재산’인 듯 비쳐지는 대목이다.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조씨는 최근 말을 아끼고 있다. 조씨는 방송사, 인터넷 매체와의 전화통화∙ 휴대폰 메시지 등을 통해 “할 말이 없다” “나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달갑지 않다” “내버려둬라” 등의 의사만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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