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현 기자] 목포지역 식자재납품상인들이 농협의 학교급식 식자재납품 시장 독점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목포시 식자재납품상인들로 구성된 전남서부단체급식협동조합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목포시청 앞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목포시가 학교급식 식자재납품상인들로 농협중앙회 목포유통센터를 지정·운영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
집회에서 상인들은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운영되면서 농협중앙회가 학교급식 납품을 독점해 그동안 일선학교에 급식 식자재를 납품하던 지역 소상공인들이 완전히 배제되는 사태가 빚어졌다”며 “450억원 수의계약 목포시장 물러가라”고 외쳤다.
목포시는 지난 2월 농협중앙회 목포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내에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했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단체급식을 실시하는 지역 내 학교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시설이다.
목포시는 급식지원센터 설치 이후 농협 측에 식자재 납품권을 전면 위탁했는데 ‘목포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수탁한 자가 목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학교급식 식재료는 목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서 우선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8월 제정된 ‘목포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가 그 근거다.
하지만 연 450억원 규모인 목포 학교급식 식자재납품시장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는 내용이었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농협중앙회가 거의 유일했기에 목포시가 특정 회사를 내정한 뒤 조례 제정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특히 지난 2003년 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 개점 당시 목포시가 위탁운영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던 상황이 고려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전남서부단체급식협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목포시는 재래시장활성화와 골목상권 활성화, 지역자금의 외부유출억제 등을 강조했는데 이번 기회에 목포시 경제 정책이 지역 업체 우선 정책인지 농협 등 외지 대형 유통 업체 지원 정책인지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또 “130대의 급식차량을 구비 중이고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 관련 시설투자도 단행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단체급식이 실행됐지만 집단식중독 등 어떠한 급식사고가 없을 정도로 업체들의 전문성과 위생 능력이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종득 목포시장은 지난해 말 ‘친환경농산물은 농협에서, 축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은 민간업자들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절충안을 내놨지만 끝내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에 전남서부단체급식협동조합 측은 위탁의 조례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목포시 관계자는 “2007년 개정된 학교급식법에 따라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지은 것”이라며 “시는 상인들의 생존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납품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매일일보>은 농협중앙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관련 부서 관계자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식재료 납품계약방식은 일반경쟁방식으로 하고 ▲부득이 수의계약을 할 경우에는 그 요건을 구체화하며 ▲학교 급식과 관련한 결정을 할 때는 학부모와 교사, 지역사회 인사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기관에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