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여파...반도체 관련 기계 투자 -16.2% 줄어
8월 수출 13.6%↓, 반도체 -30.7%·석유화학 -19.2% 순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소비 및 투자와 수출 등 대내·외 수요 위축이 경기를 끌어내리면서 6개월째 한국경제가 부진하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가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근 일본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수출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8일 KDI는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소매판매와 설비 및 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 상황에 대해 ‘둔화’라고 진단했고, 4월부터는 반년째 ‘부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7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0.3% 줄어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떨어진 92.5를 기록했다. 8월 소비자물가도 54년만에 0.0% 상승률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0.8%였다.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4.7% 감소했는데,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특수산업용기계에 대한 투자가 -16.2%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KDI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이 -34.9%를 기록해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0.7%, 석유화학이 -19.2%, 석유제품이 -14.1% 순이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대외 수출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7월 수출물량지수는 0.7% 하락했다. 수입의 경우 8월 수입은 4.2% 감소했고,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7월 9.3%에 이어 지난달에도 8.2% 축소됐다. 무역수지는 17억2000만 달러 흑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