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현 기자] 웅진그룹이 운영 중인 대규모 복합테마파크 ‘웅진플레이도시’에 대한 운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을 조짐이다.
웅진 측의 운영권 위임 절차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지만 이 판결이 나온 바로 다음날 관할관청인 부천시 원미구가 웅진 측에 운영허가를 재승인해 줘 전 운영사 쪽에서 또 다른 법정공방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13일 웅진플레이도시의 전 운영업체인 ㈜타이거월드가 원미구청장을 상대로 낸 유원시설업허가처분 등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원시설을 새로 인수한 업체에 운영허가를 내주면 종전의 운영업체는 허가권을 잃게 된다”며 “행정청이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사전통지 및 의견진술의 기회가 제공돼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원미구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타이거월드는 지난 2007년 7월 부천시 원미구 상동신도시 내에 국내 최초의 실내 스키장과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골프연습장, 워터파크를 갖춘 대규모 복합테마파크를 오픈했는데, 금융권 채무 등으로 재정난을 겪어 2009년 8월 한국자산신탁㈜(공매)을 통해 이 테마파크 부지와 건물만을 태성티앤알(현 ㈜웅진플레이도시)에 넘겨줬다.
당시 태성티앤알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유동화회사로, 테마파크 시공사였던 극동건설에게 전가된 ㈜타이거월드의 채무를 웅진홀딩스 등과 함께 해결해주며 공매를 진행, 두 차례의 유찰 끝에 부지·건물 소유권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웅진그룹이 쏟아 부은 자금은 2230억원에 이른다. 평소 레저산업에 관심이 많던 윤 회장도 27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하지만 ㈜타이거월드 측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영업권에 대한 양도·양수가 이뤄졌다며 반발했다.
도규영 ㈜타이거월드 대표는 “시설 영업허가를 승계자(태성티앤알)에게 내 줄 경우 기존 소유자에게 사전통지와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나 원미구가 이를 따르지 않아 심각한 행정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웅진 측이 용역업체 직원 300여명을 동원해 테마파크를 점거하는 등 물리적 충돌로까지 비화됐던 이 사건은 결국 2010년 4월 법정공방으로 확대됐고,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려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그러나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불구, 이번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미구가 대법원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14일 웅진 측에 영업권을 다시 준 것.
원미구 관계자는 “대법원은 설명이 부족한 부분만 지적한 것”이라며 “다른 부분에는 문제가 없어 웅진 측의 허가 신청을 재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타이거월드는 추가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도 대표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영업 취소 없이 바로 영업허가를 내주는 게 말이 되냐”며 “허가 취소소송과 3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웅진플레이도시 관계자는 “13일 판결 이후 영업허가가 재승인된 14일 오후까지 영업을 중단했었다”며 “영업허가 재신청은 지난 2월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