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통계청이 한국 경제의 최근 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확정했다.
국가통계위원회(위원장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일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어 참석 위원 10명 전원의 의견 일치로 경기 정점을 이같이 결정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지표로 봤을 때 정점이 명확했고 회의 전 청취한 전문가들의 의견까지도 합치돼 반대가 없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찍는 다른 국가의 정점도 2017년 말에서 작년 말에 집중돼 있다. 대외 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주요 국가의 경제 동향이 동조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위원회는 6월 회의 때는 일부서 신중론을 주장해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경제 제11순환기가 좀 더 명확해졌다. 통계청은 11순환기의 시작점인 저점을 ‘2013년 3월’로 정했고 이번에 정점을 ‘2017년 9월’로 잠정 확정하면서 제11순환기의 경기 상승 기간은 4년 반으로 정해졌다. 이는 제1순환기(1972년 3월∼1975년 6월) 이후 가장 긴 상승 기간이다.
현재는 하강 국면이 시작된 지 24개월째로 상승 기간만큼 하강 기간도 역대 최장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경기가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심의관은 “정점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상승했다든가 하강 국면에서 계속 하강한다는 해석을 하면 곤란하다”며 “예컨대 2017년 9월 이후 수출과 생산 둔화가 시작됐지만 경기가 어느 정도 버티다가 작년 말부터 미중 무역 전쟁이나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위축이 심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