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는 감소세 더 뚜렷…우려했던 '거래절벽' 현실화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감소와 가격 상승이 예견되면서 관망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 영향으로 매매 자체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8월 이후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계약일 기준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819건(일 평균 284건)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8월 6585건(일 평균 212건), 9월 4172건(일 평균 139건)으로 쪼그라 들었고, 이달 들어서는 1413건(일 평균 50건)에 그쳤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 전과 비교할 때 20%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 7월 1914건이던 거래량은 8월 986건, 9월 648건으로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이날 현재 127건에 그치고 있다. 우려했던 '거래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거래절벽과 부동산 규제, 정부의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 등의 영향으로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990곳, 폐업은 1059건으로 폐업이 개업을 앞선 것은 지난 6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번째다.
서울의 경우 지난 6월엔 서부지부(종로구·중구·용산구·성동구·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와 남부지부(양천구·강서구·구로구·금천구·영등포구·동작구·관악구)에서 개업보다 폐업이 많았고 지난달에는 남부지부에서 폐업이 개업을 초과했다.
현장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로 향후 공급량이 줄어들면 집값이 뛸 것으로 보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KB부동산 리브온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기준) 강남지역 매수우위지수는 105.9로 기준점 100을 넘어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으며 강북지역도 120.7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거래 위축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8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 이후 공급 부족이 불거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수요자들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반면 집주인들은 최근 호가가 뛰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더욱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수요 조절을 통해 집값 안정을 도모하고 있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과거와 달리 거래가 위축되더라도 집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매도자 우위로 돌아서면서 재고주택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호가가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