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가 상승폭 큰 과천과 송도도 검토 가능"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29일 시행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하고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적용지역을 선별 지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민간택지에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지 2개월 만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1차 타깃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서울 등 주요 지역 집값과 분양 물량 등 상한제 적용 지역 선정을 위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1순위 적용 대상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현재 전국 투기과열지구 31곳 모두 상한제 적용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 모두 사정권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최근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강남 4구가 유력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동별로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서초 방배·잠원·반포동을 비롯해 강남 대치·개포동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일반분양 예정 물량이 많거나 고분양가 관리 회피를 목적으로 후분양을 하는 단지가 많은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적용지역도 구 단위에서 동(洞) 단위로 핀셋지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강남권에서 현재 분양을 앞두고 있는 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트자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진주', 강동구 둔촌동 '둔촌 주공' 등이 있다.
업계에선 마·용·성 지역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이들 지역은 강남 4구와 함께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 대상 지역 중 집중조사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해서다. 특히 용산구의 경우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대형 건설사들의 각축전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어 유력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재건축이 활발하고 집값이 급등세를 보인 경기 과천시도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강남4구와 마·용·성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유력하고 동별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있는 잠원동, 반포동, 서초동, 방배동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다만 이들 지역으로만 국한해 규제하면 풍선효과로 비규제지역 집값이 올라가 종국에는 서울 전역을 지정하는 수순으로 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첫 타깃은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이 유력하고, 향후 경기 과천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까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진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정부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선정함에 있어 정량 요건 충족 외에도 공급물량이 있는 곳 위주로 지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 랩장은 "분양 물량이 있는 재건축 지역 중 강남권이거나 고분양가로 책정될 확률이 있는 지역을 정부가 주지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친 뒤 곧바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심 민간위원 등에 심의 내용을 전달, 설명하고 확인하는 절차가 통상 2주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달 초에 대상 지역이 발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