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갈라먹기에 전멸...민생당, 공중분해 수순 예고
[매일일보 전지현 기자] 우려했던 군소정당 몰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간판으로 호남을 휩쓸었던 민생당 후보들은 단 한명도 살아남지 못해 민생당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진보정치를 대변해 온 정의당도 지역구뿐 아니라 비례의석까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새국민의당 역시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에 밀려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15일 오후 10시40분 기준 개표 결과,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권에 든 군소정당 후보는 고양갑에 출마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단 1명에 그쳤다. 비례의석은 투표용지가 길어 수작업으로 진행 중인 탓에 16일이 되어서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만 오후 6시10분경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정의당은 비례의석을 포함해 5~7석, 국민의당 2~4석, 민생당 0석이 예상된다. 예상 득표율은 정의당 9.9%, 국민의당 6.6%, 민생당 2.9%였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여대야소 국회가 구성되면서 군소정당은 극히 열세를 보인 것이다. 현재 6석을 가진 정의당은 득표율 20% 이상, 비례 11석 이상을 기대했으나 출구조사 표심은 예상과 크게 달랐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 수혜자로 꼽혔지만, 거대 양당이 비례위성 정당을 만들고 열린 민주당까지 등장하면서 지지율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3지대’를 외쳤던 민생당은 ‘참패’에 가까운 결과가 예상된다. 출구조사 결과 1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현재 민생당 의석수가 20석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관스러운 수치다.
민생당은 당초 지역구·비례대표 각각 10석을 획득,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이루겠단 목표로 뛰었지만, 계파 갈등과 자리다툼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개표결과에서도 의석을 한석도 얻지 못할 경우, 민생당은 원내 진입 실패뿐 아니라 해산 위기에까지 내몰릴 수 있다.
그나마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은 의석수 2석 이상이 기대되면서 ‘국토종주 열정’을 보였던 안철수 대표의 정치인 생명이 연장됐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은 현재 1석을 갖고 있다.
단, 출구조사에는 1100만여명이 투표한 사전투표 유권자 표심이 빠졌다. 사전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대였단 점을 고려하면, 최종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대 총선에서도 상당수 지역에서 출구조사가 예상을 빗나가면서 당선자가 뒤바뀐 바 있다.
한편,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KBS·MBC·SBS가 한국리서치와 입소스,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253개 선거구에서 투표 종료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매 5번째 투표자를 등간격으로 조사하는 체계적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지역별로 95% 신뢰수준에서 ±2.8%p~7.4%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