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서는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안철수 전 후보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민주당 대선평가위는 이날 최종보고서인 ‘18대 대선평가보고서 패배원인 분석과 민주당의 진로’를 통해 지난 1월21일 출범 이후 2개월여 동안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대선패배 원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패배원인은 ▲대선의 기본 지형(15대·16대 대선 지지자들의 대거 이탈 및 서민층의 대거 이반) ▲정권교체 열망과 유권자 투표의 관계(후보와 정당의 능력 및 이미지) ▲안철수 책임론의 근거와 성격 등 세 가지 분야를 바탕으로 정리됐다.
평가위는 지지자들의 대거 이탈·이반한 현상과 정권교체 열망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를 ‘계파정치’와 ‘능력부족’으로 꼽았다.
평가위는 “1997년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이후 경제의 세계화, 사회경제의 양극화 추세 속에서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객관적 상황에서 민주당이 원래의 뿌리인 포용과 소통의 프레임을 벗어나 민생을 외면한 채 이념논쟁, 계파갈등, 대결정치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권교체의 열망이 곧바로 야당이나 야당 후보의 지지로 연결되지 않았다”며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상대보다 못해서 포용 가능한 이명박 정부의 온건 비판자들을 놓친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안철수 책임론과 관련, 안철수 지지자의 65.2%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함에 따라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의 45%가 안철수 지지자로부터 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후보 협상과정에서는 민주당이, 후보 협상의 종결 이후에는 안철수 후보의 행동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안철수 후보 지지층의 다수를 이루고 있는 점에 착안, “양측이 서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화해의 길을 걸음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여는 주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평가위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발전방향으로 ▲책임정치 윤리의 실천 ▲민주당의 뿌리 복원 및 강화 ▲계파헤게모니 청산 및 통합의 리더십 ▲민생정치 실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노장청 조화의 정당 ▲정당의 현대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의도한 정치적 목표와 실익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한 뒤 “19대 총선 예비경선, 6·5 전당대회, 대선후보 경선을 경과하는 동안 모바일 투표의 기술적 문제와 취약한 선거관리능력이 노출됐는데도 한 번도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진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바일 투표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한 선거 채널의 병행 도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 모바일 전략, 사전투표, 터치스크린 투표 광역화 등의 ‘선거현대화 프로젝트’ 시행을 권고했다.
평가위는 이와 함께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아 여성유권자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권자 맞춤형 스마트 전략과 적극적인 여성정치인 육성지원, 여성위원회 지원확대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