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미청산 99%, 이승만 책임"... "대통령 말붙이기 부끄러워"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친일 청산' 광복절 기념사로 논란을 일으킨 김원웅 광복회장이 17일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선엽 장군, 안익태 선생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앞서 김 회장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친일파와 결탁하고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회장의 발언은 진영 갈등을 재점화하며 여야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김 회장의 발언으로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친일 미청산의 99%가 이승만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특위 법을 정할 때 이 전 대통령이 친일파 청산하면 안 된다고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지 건국 대통령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부끄러운 분"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안 선생의 표절 의혹과 친일 행적을 이유로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베를린에 오래 근무하며 일본의 베를린 첩보 담당 등 여러 가지 친일 행적이 명료하다"며 "애국가의 가사 60% 정도가 불가리아 민요를 베꼈다. 전 세계 108개 국가가 국가를 바꿨고, 미국은 지금도 새로운 국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백선엽 장군의 다부동 전투 공적에 대해선 "과도하게 셀프로 공적이라고 미화시켰다"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6·25가 난 날과 그 다음 날 백 장군이 이끌던 육군 제1사단이 안 나타났다"며 "그래서 1사단에 있던 장교나 군인들이 장군이 없어 그 다음 날 할 수 없이 도피했다. 그것만 가지고도 사형감"이라고 했다.
앞서 김 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은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졌다. 전날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했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도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 바로 매국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 회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유기홍 의원은 "통합당은 친일파 대변자냐"라며 비꼬았고, 윤건영 의원은 "광복절에 친일 행적 논란이 있는 백 장군을 언급한 것이야말로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