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달러·엔 환율이 약 한 달 만에 100엔 밑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말 이후 계속되던 거센 엔화 약세 흐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추진하는 ‘아베노믹스’ 정책 전반과 한국 경제·증시 등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00엔의 벽을 깨고 99엔대 중반까지 내려갔다.
달러·엔 환율이 뉴욕 외환시장에서 100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9일 100엔 선을 넘어선 이후 25일 만에 처음이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달러당 98.86엔까지 내려갔다가 4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대략 99.51∼99.56엔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당 100엔 선은 무너졌지만 일단 현재까지는 엔화 약세와 아베노믹스의 기조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70엔대 후반에서 최근까지 이미 20% 가량 급등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추가로 급락하지만 않고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다면 아베노믹스에 당장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번에 엔화 가치 하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 증시 급등, 일본 국채 가격 급락에 따른 외화 대량 유출 등의 우려가 불식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따라서 일본 당국은 앞으로 당분간 엔 환율의 지나친 급락이나 급등을 피하고 현재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적완화와 엔화 약세가 이제 어느 정도 효과를 냈다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아베노믹스 ‘제3의 화살’인 구조개혁 조치에 힘을 실어 기업 투자와 경제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주요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인 주요인 중 하나가 엔화 약세이므로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현재 엔화 약세가 주춤한 원인이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일본 아베노믹스의 실패가 한국 경제에도 결국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급격한 환율 변동 없이 100엔 안팎의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