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소비자 불만 반영한 듯…실효성 논란 여전
이통3사, 주파수 이용권 회계상 손상 처리…정부 ‘책임론’ 대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5G 기지국 설치를 압박하던 정부가 뒤늦게 ‘28GHz 5세대(5G) 이동통신 구축 활성화 전담반(TF)’을 발족했다. 통신업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마저 지원이 아닌 새로운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8GHz 5G 활성화 전담반(TF) 발족회의를 진행했다. 전담반에는 이통3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함께한다. 또한 28GHz 장비·단말 성능검증 등 다양한 논의를 위해 삼성전자·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도 참여한다.
5G 서비스는 속도·서비스 지역 등에서 품질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와 이통3사는 지난 2019년 4월 5G 서비스 상용화 당시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5G는 3.5GHz 주파수 방식으로 이 속도에 도달할 수 없다. 28GHz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면 이 속도 구현이 가능하지만, 이통3사가 설치한 해당 기지국수는 현재 45개에 불과하다. 이통3사는 2018년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 할당 조건에 따라 28GHz 대역 기지국을 1만5000대씩 올해 말까지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정부가 뒤늦게 전담반을 구성한 배경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정부가 특별한 지원 없이 5G 구축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28GHz 대역의 실효성을 살펴야 비판의 ‘면죄부’가 마련된다는 견해다.
실제로 이통3사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5G 28GHz 대역 주파수 이용권을 회계상 손상 처리하자, 정부의 ‘책임론’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시장 상황을 쉽게 예단해 주파수를 공급했다는 지적이다. 이통3사가 26.5~28.9GHz까지의 2.4GHz대역폭 사용 대가로 낙찰한 금액은 6000억원이 넘는다. 이통3사는 28GHz 주파수를 재평가한 결과 매출을 발생시킬 수 없다고 판단, 총 할당 금액의 80% 수준을 손상 처리했다.
28GHz의 실효성 논란은 주파수 할당 당시에서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28GHz를 도입해야 초고속 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판단, 할당을 추진했다. 이통3사는 28GHz 주파수가 그 속도가 3~4배 이상 빠르지만, 주파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해 3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현재는 기업 전용망으로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 수요가 없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현재 3.5GHz 5G 전국망 구축도 주파수 재할당 할인 조건으로 이통3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통3사는 지난해 말 2G·3G·LTE 운영에 필요한 310MHz를 재할당받으며 할인 조건으로 정부가 제시한 3.5GHz 5G 12만국 구축을 받아들였다. 이통3사는 당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면서 정부의 방침에 따라 10년 내 3.5GHz 기지국 15만국을 의무 구축하기로 했으나, 이 기준이 높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5GHz 기지국 설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TF를 통해 실효성이 불분명한 28GHz 기지국 확대도 압박받을 수 있다”며 “TF를 통해 직접적인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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