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라마단 등 종교행사 예정… 방역조치 강화 필요
AZ 백신 69만회분 운송 개시 일정 4월 셋째 주로 밀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도입도 지연되면서 접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7명 늘어 누적 10만2582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383명보다 64명 늘어 하루 만에 다시 400명대로 올라섰다. 주말·휴일 검사건 수 감소 효과가 사라지면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날 검사건 수 대비 확진자를 계산한 양성률은 0.94%(4만7669명 중 447명)로, 직전일 1.85%(2만735명 중 384명)보다 하락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양성률은 1.34%(766만3999명 중 10만2582명)다.
무엇보다 코로나19 3차 유행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직장,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한 차례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28명→430명→489명→505명→482명→383명→447명을 나타냈다. 300명대가 1번, 400명대가 5번, 500명대가 1번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 발생이 429명, 해외유입이 18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 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여전히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등) 범위에 머물러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140명, 경기 112명, 인천 18명 등 수도권이 총 270명으로 전체 지역 발생의 62.9%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은 부산 42명, 충북 27명, 전북 25명, 경남 15명, 강원 13명, 대구 12명, 대전 11명, 경북·충남 각 4명, 울산 3명, 세종 2명, 광주 1명 등 총 159명이다. 비수도권에서도 세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모습이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지역감염 사례로, 다중이용시설 등 집단발병을 고리로 감염됐거나 선행 확진자와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실제로 주요 감염사례를 보면 부산 노래주점(누적 71명), 인천 중구 물류센터(20명), 경기 연천군 무도학원-노래연습장(15명), 서울 관악구 교회(14명) 등 여러 다중이용시설과 직장 등을 고리로 신규 집단발병이 확인됐다.
정부는 지역사회에 잠복한 감염이 상당한 상황에서 봄철 여행과 모임이 증가하는 데다 다음 달 4일 부활절과 7일 재보선까지 앞두고 있어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부활절 그리고 라마단 등과 같은 종교행사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를 통한 집단감염 및 전파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교계와 협력해 종교행사의 방역 조치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봄맞이 여행, 나들이, 야외활동, 모임과 관련해서도 봄철 나들이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코로나19 백신 도입 일정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목표로 내건 11월 집단 면역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달 중순이 지나서야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약 69만회분은 31일 네덜란드 현지를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운송 개시 일정이 4월 셋째 주로 밀렸다. 일정 연기와 더불어 정부가 받게 될 물량도 43만2000회분(21만6000명분)으로, 당초 알려진 것보다 25만8000회분이 줄었다. 약 12만9000명분의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접종을 본격화해 상반기까지 국민 1200만명에 대한 접종을 마치려던 정부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가 백신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추진단 관계자는 “저소득 국가에 배분될 예정이었던 인도 세럼 연구소 생산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의 공급 일정이 지연됨에 따른 것이다”면서 “세부 일정은 코백스 측과 협의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