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재도약]K배터리, 기술방벽 아직 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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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재도약]K배터리, 기술방벽 아직 불안정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4.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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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냐 아니냐, 차세대 배터리 경쟁 불확실성도
폭스바겐 전기차.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 전기차. 사진=폭스바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국산 배터리가 소송전에 시달린 사이 중국에 점유율을 내줬다. LG, 삼성, SK가 글로벌 선두그룹에 위치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쟁을 떨치지 못한 리스크를 노출했다. 앞으로 수년 내에는 전고체 배터리 등 기술 패러다임 전환 국면을 맞이해 K배터리의 선두 입지를 굳히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가 반도체만큼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지만 이미 과점체제를 구축한 반도체에 비해 배터리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시장영향력을 떨치고 있어 경쟁 끝에 핵심소재 영역을 중국에 내준 태양광 전철을 밟을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실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에 매달린 사이 중국은 다시 글로벌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량은 CATL이 3.1GWh로 LG화학(2.6GWh)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파나소닉 2.2GWh, SK이노베이션 0.7GWh, 삼성SDI 0.6GWh, BYD 0.6GWh 순이었다. CATL은 1~2월 누적으로도 1위다.

배터리 시장은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 적정 단가를 이루지 못해 적자를 지속하거나 흑자 폭이 크지 않은 형편이다. 경쟁은 또다른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시점이 수년 내 다가오면서다. 그 속에 각사가 내세우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달라 승자를 가늠하기 어렵다.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테슬라가 건식공정을 도입할 4860 배터리를 앞세우는 한편, 삼성SDI는 전고체, LG화학은 리튬황전지, SK이노베이션은 리튬메탈전지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차세대 전지 양산 시점은 빠르면 2년 내 늦어도 2027년으로 잡히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면서 배터리 직접 생산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도 K배터리의 불안요소다. 폭스바겐의 경우 LG화학과 삼성SDI에 물량을 맡겼으나 가격 협상이 어긋나 직접 개발을 선언했다.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2차전지에 좌우되는 만큼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완성차들의 배터리 도전이 이어질 듯 보인다.

근래 전기차 화재 사고가 빈발하고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전고체 배터리가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이 기존 배터리 영역에서 눈에 띄는 기술 성과를 도출하고 있으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 특성상 밀도 상승에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게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이를 고체 전해질로 바꿀 시 폭발위험이 덜하고 분리막이 불필요하는 등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업계는 특허 출원 수를 기준으로, 전고체 부문에서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상당히 앞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뒤이어 삼성SDI와 보쉬가 전고체 기술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시험생산하고 2027년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SDI가 전고체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1위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전고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테슬라는 전고체가 상용화 돼도 규모의 경제가 상당한 수준까지 구축되기 전에는 현재의 리튬이온배터리 경쟁력이 우월할 것이라는 관점을 내비쳤다. 결국 어느 쪽이든 K배터리가 선두자리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한 선택의 시기가 눈 앞에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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