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교육청, 학습권보다 감염보호가 우선 ‘강행 의지’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도입 의지를 띄우자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청소년 방역패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서울시학부모연합(서학연)은 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제하기 위해 만든 ‘방역패스’ 도입을 반대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철회를 촉구했다.
박재찬 서학연 회장은 “교육부의 준비 없는 전면등교 시행으로, 아이들의 학습권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며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그는 “백신 미접종자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던 정부가 두 달 만에 방역패스 도입을 강행하며 말을 바꿨다”며 “정부를 믿고 아이들의 미래와 안전, 건강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무능을 더는 청소년과 아이들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개인의 선택과 자율을 보장하며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지시를 따르지 않는 아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의 불통 행정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서학연은 교육청에 전면등교와 방역패스 추진 근거를 묻는 질의서를 제출하고, 교육부를 규탄하는 수십 개의 피켓과 근조 화환 40여개를 교육청 앞에 설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특별방역대책 발표 이후 앞으로 8주간의 준비 기간을 걸쳐 내년 2월 1일부터 식당·카페·학원·도서관·독서실 등을 이용하는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의지를 재차 드러내는 한편,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역 패스가 학원에도 적용되면서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학습권보다 감염으로부터의 보호가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24일까지인 집중 접종지원 주간에 학생들이 1차 접종을 하게 되면 내년 2월 1일부터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에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접종 편의 제공 기간을 더 늘리거나 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