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장기화로 수출 성장률 둔화・채산성 악화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새해에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지속되며 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 기록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는 선진국 경기가 지탱해줄 것이 근거가 됐지만 델타·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로 산업계는 불안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찮은 가운데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 생산 축소 발표가 충격을 안겨줬다. 아직 삼성전자 현지 공장의 재고가 많아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시안 지방 정부는 1~2주 이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상황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펜데믹이 통제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시안에 퍼진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직원 교대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 전력 등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는 아직 부족하지 않지만 봉쇄조치 등으로 인한 현지 물류난에 불안하다. 시안 공장에서는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제품을 주로 조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안 공장의 생산량이 크게 축소될 경우 전방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 제조업체들도 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 시안시는 실외 외출이 금지된 주민들에 대한 식료품, 생필품 배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다. 시안시 등 봉쇄조치가 시행된 지역의 주민들이 물류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충분한 식료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되던 국면이 다시 뒤바뀌었다. 미국은 항공사 인력 부족 등으로 많은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이미 진행 중인 미국발 물류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백신 접종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낮은 수준의 전염이 이어지는 패턴이 정착될 것이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큰 버팀목이 됐던 수출은 올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 증가율은 25.8%였으나 올해는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한국은행은 1.1%, 한국개발연구원은 4.7% 새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내놨다. 산업계는 세계 경제 정상화 및 위드 코로나 전개로 인한 교역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오미크론 전이 파장에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1200원선을 돌파할 언저리에 위치하고 있어 수출에는 도움되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미국이 통화 긴축을 강행하면서 국내외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될 경우 한계 기업의 대출 사정이 나빠지면서 부실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금융권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해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취해왔는데 펜데믹이 길어지며 추가 연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