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주택공급,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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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택공급,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 윤재오 기자
  • 승인 2022.04.17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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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오 건설사회부장
윤재오 건설사회부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250만가구 주택공급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새 정부가 임기 5년동안 주택을 언제 어디에 얼마나 공급할지 대략적인 계획이 담긴다.

새정부의 주택공급 로드맵이 관심을 끄는 것은 주택공급 방식이 ‘공공주도’에서 ‘민간주도‘로 확 바뀌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해왔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윤당선인과 비슷한 수준의 주택공급확대를 공약했다.

주택공급 숫자로만 보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주택공급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내용과 결과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공공주도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투기수요 차단효과가 높고 사업추진력도 크지만 민간주도에 비해 효율성과 공급효과는 떨어진다.

민간주도는 수익이 나올 경우 사업계획이 빠르게 추진되고 수요에 맞는 공급이 이뤄질 수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사업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급한 신혼희망타운이 기대와는 달리 미달사태가 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실수요자인 신혼부부들에게 큰 기대를 모았지만 주택의 규모가 적은데다 향후 매매차익을 공유하도록 설계해 외면을 받았다.

공공재개발도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발해 추진이 어려운 곳이 많아 정부가 숫자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입지를 선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정책인 매입임대도 마찬가지다. 빈 집을 공공이 사들여 싼 임대료에 서민들에게 전세 또는 월세 집으로 공급한다는 정책이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매입대상 임대주택을 선정할 때 역세권 등 살만한 곳을 선정해야 하는데 싸고 구하기 쉬운 곳을 매입하다보니 서민들조차 외면하는 임대주택이 됐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은 서울 도심인데, 주택은 멀리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개발해 공급한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새 정부가 발표할 주택공급 로드맵이 과거와 다르기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당선인이 주택공급확대를 공약한 것은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윤당선인이 주택정책으로 공약한 재건축 규제완화와 도심용적률 확대, 역세권 개발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도심 재건축단지의 용적률을 높여 주택을 더 공급하고, 역세권 첫 주택을 청년층에게 집중 공급하는 것이 기존 방식보다 훨씬 큰 주택공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집값안정이다. 용적률을 높여 집을 더 짓게하면서 그 개발이익을 집주인이나 조합원에게 돌아가게 한다면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실제 대통령선거후 막연한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강남권의 집값이 들썩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래서는 제대로 주택정책이 추진될 수 없다. 따라서 정밀한 개발이익 환수장치가 반드시 동반되야 한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 100채를 공급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1000채를 공급하는 것보다 더 큰 공급효과가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집을 많이 지으면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250만가구 공급’은 윤 당선인의 공약인 만큼 약속한 대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숫자 맞추기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된다. 국민 주거안정이라는 정책 취지에 맞도록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에 좋은 집을 짓는 공급계획을 세워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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