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의사 등 전문인력 부족 문제 심각
벤처 바이오 기업, 연구개발 역량·생산 능력 축소 우려
[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됐다. 그러나 산업 현장은 인력 부족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중소기업계의 경우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과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차세대 산업을 추진할 전문인력이 부족해 향후 국내 산업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1일 중견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현행 노동 정책 중 특히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질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이환웅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지면 이에 영향을 받는 사업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 감소에 미치는 효과 역시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빠르게 이뤄졌던 2018·2019년과 완만하게 이뤄졌던 2016·2017년 최저임금 영향률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 영향률이 올라갈수록 사업체의 고용은 감소했다.
중구의 한 식료품 도매상가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증가한 탓에 직원이 퇴사한 경우 그 자리를 대체할 다른 사람을 구하지 않고 있다”며 “직원이 줄어든 만큼 고객 서비스 품질과 매장 관리 기능이 하락하고 있지만 인건비를 생각하면 인력 충원은 고려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업종‧규모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수위가 최근 최저임금의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핵심 국정과제에 포함시키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관리자 채용도 인력 수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안성의 한 반도체 제조 기업 관계자는 “경력 안전관리자 연봉은 보통 부장급 급여”라며 “몇 년 전부터 임원을 줄이고 현장 직원을 채용해 왔는데 안전관리자를 채용하면 신입 직원을 새로 구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진단키트·바이오시밀러·백신·치료제 개발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그 여세를 몰아 차세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정작 필요한 인재가 부족해 그동안 쌓아 올린 경쟁력을 소실할 위기에 직면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 되는 이공계 기피 현상과 의사 출신들의 산업계 취업 기피 현상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벤처 바이오 기업들은 노동 이슈와 인력 부족 문제로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 업계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연구개발 역량은 물론 생산 능력까지 축소된다고 비판했다.
한 바이오 AI기업 관계자는 “벤처 기업 특성상 소규모 자금으로 연구개발과 생산 인력의 최적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산직 자리는 줄어들고, 고연봉의 안전관리자를 채용하면 전문 연구원을 더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