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한국은행이 또 기준금리를 올렸다. 0.25%p 베이비 스텝이긴 하지만 네 차례 연속 올린 것은 그만큼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되어 있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5%가 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은 더 늘어나는 반면, 예금금리는 올라가면서 부동산 거래는 더 얼어붙고 있다.
일단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 받으면서 시장상황 지켜보겠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집값이 더 오르기는 힘들겠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감이 꺾이고 있는데 금리인상 잽을 한번 더 때리니 피로감이 더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멀쩡한 상태에서 한방 펀치를 맞는다면 잠시 다운이 될 수는 있지만 금세 회복을 한다. 무서운 것은 잽이다. 치명타가 아닌 다소 가벼운 잽 잽이 계속 쌓이면 피로가 누적되면서 마지막 카운터 펀치 한방에 무너진다. 트리거는 카운터 펀치였지만 일어나지 못하고 KO가 된 것은 쉽게 생각했던 잽의 피로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비도 가장 무서운 비는 소나기가 아니라 가랑비다. 소나기는 잠시 피하지만 가랑비는 우습게 보다가 어느 순간 옷이 젖은 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다.
문제는 지금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두 번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또 올리겠다고 한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말이 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가 된다. 빅 스텝(0.5%p) 계획은 아직 없다고 하니 다행이라 해야 하나. 올해 말 3%는 예상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걱정은 금리인상이 진행 중이고 언제 멈추겠다는 시그널이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즘 이 이름 듣기 싫은 사람 많은 텐데 제롬 파월 미국 Fed(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근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고, 경제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두 번 연속 0.75%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 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다소 둔화되었다는 발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9월에도 큰 폭의 금리를 올린다고 하니 0.75%p 한번 더 올려 3.25%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은 기간 추가 금리인상까지 하면 올해 말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 미국은 3.5%에서 4%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정도 금리인상은 각오하고 있으니 2023년 내년에는 더 올리지 않겠다는 시그널이 나와서 금리인상 불확실성이라도 제거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시그널이 나오면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는 반면,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면 실 수요자들은 계산기를 두드려 보기 시작할 것이다.
거래절벽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는 비 정상 상황이다. 주택 매도가 필요한 사람들은 팔고, 주택 구입이 필요한 사람들은 사는 것이 주택시장 정상화의 첫 단추이다.
금리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어야 한다. 생애최초나 장기 무주택자가 저리 대출상품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다주택자가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매도 시 낮게 파는 금액만큼 양도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면 매도자는 빨리 팔 수 있고, 매수자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만큼 주택거래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