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대화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참여정부에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 대통령기록물 전체에 대해 확인한 결과 정식 이관된 기록물 중에는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관용 외장하드,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 팜스, 이지원 소스코드 및 데이터 저장매체 나스, 서고의 이관 기록물 755만건 전체를 확인한 결과 정식으로 이관된 기록물 중에는 회의록이 없다”며 “거기서부터 빠져나간 흔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의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했다가 회수된 ‘봉하 이지원’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그걸 보고 있다”며 “마지막 분석 및 검증 작업을 집중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2007년 8월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진 이후 대화록이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에 등록됐다가 삭제된 흔적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검찰은 “봉하 이지원은 청와대의 이지원 자체를 복사한 것이기 때문에 삭제 흔적들이 남아있다”며 “참여정부 당시 대화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이관 대상 기록물로 분류가 안 되어서 그 상태에서 삭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결국 대화록이 이지원에 탑재됐지만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기 전에 삭제됐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참여정부에서 아예 회의록을 이관 대상 기록물로 분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봉하이지원에서 대화록의 삭제 흔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별도의 회의록을 최종본 형태로 봉하이지원에서 발견했다”며 “이는 원래 (이지원에서) 삭제된 것과 다른 것인데 일부 수정이 된 것이고 국정원 것과 동일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참여정부 시절 대화록 초안을 생산했는데 이를 이지원에 탑재했다가 삭제한 문서가 한 개 있었고, 같은 내용이 국정원으로 넘어가 보관 중인 문서가 별도로 존재한다.
봉하이지원에서도 별도의 대화록이 한 부 발견됐는데 이는 국정원 보관본과 같은 내용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결국 대화록을 찾기는 찾은 것”이라며 “최종본을 수정해 완성된 것을 하나 봉하이지원에서 발견했고, 초안 상태에서 삭제된 것이 하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지원에서의 삭제 경위와 관련해 “이달 중순쯤이 돼야 어떤 경위로, 왜 그렇게 했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며 “소환 조사를 진행하면서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금 단계에서 초안, 수정본, 최종본 이런 식으로 말하기가 사실 어렵다”며 “분명한 건 참여정부 당시 대화록이 대통령 이관 기록물로 분류되지 않은 채 삭제된 흔적을 발견했고 그 삭제된 회의록을 복구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이관기록물 755만건 중에서는 회의록이 없다는 게 최종적으로 확인됐다”며 “이와 별도로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채 봉하이지원에 탑재된 걸 발견해 그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다음주부터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기록물의 생산·보관 등에 관여했던 인사 등 30여명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의 잠정 결론 발표는 7월 25일 고발장을 접수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이후 70일 만이다.
한편 회의록 관련 의혹은 지난 6월 중순 임시국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NLL 포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국가정보원 보관 발췌본 단독열람과 국정원의 전문 공개 등이 이어지는 등 파문이 일어나면서 불거졌다.
이에 민주당은 발췌록을 열람한 새누리당 의원들과 열람을 허용한 남재준 국정원장, 국정원 1차장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여야 의원들은 7월 2차례 국가기록원 기록물 열람을 거쳐 “회의록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