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다섯달째 '경기둔화 우려' 진단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지적했듯이 세계 경제는 에너지 충격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경제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정부는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어 이 같이 언급하며 "모든 공공기관이 에너지 10% 절감 이행계획을 수립했고 이번 달부터 난방온도 제한, 불필요한 조명 소등 등 겨울철 에너지 절감 5대 실천강령을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 차관은 이어 "민간부문 참여를 위해 이달 19일 30개 기업과 에너지 효율혁신 협약을 체결하고 27일부터는 에너지 다이어트 서포터즈의 범국민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의 가시적 효과를 위해 향후에도 과제별 이행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필요 시 보완조치를 즉각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차관은 김장대책 추진상황도 점검했다. 방 차관은 "여름철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크게 상승했던 배추와 무 가격이 9월 말부터 준고랭지 물량이 출하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적 관심과 체감도가 높은 김장철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예년 대비 관리 품목 확대 수급불안 품목 중심 물량 공급 확대, 품목별 할인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이달말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재부는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면서 수출 회복세가 약화되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기재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대외요인 등으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수출회복세 약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그린북을 통해 경기 둔화 우려를 밝힌 이후 5개월째 비슷한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에 한 자릿수로 내려온 이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수입액의 가파른 증가로 지난달까지 무역적자(38억달러)가 지속되면서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적자가 심화하면서 지난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기재부는 "물가 및 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민간 경제활력 제고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경상수지의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 과제 등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