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번주 중 내년 1분기 전기료 인상폭 발표
[매일일보 신지하 기자]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앞으로 회사채 발행 한도를 높일 수 있게 됐지만 내년 가파른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 기관이 자금줄을 확보하더라도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요금 인상'에 방점을 찍고 한전과 가스공사의 대규모 적자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전기료 인상 폭을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부 장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가스요금도 내년 1분기 이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 누적이 지속돼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한전의 누적 적자 규모는 지난 9월까지 22조원으로, 연말에는 3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말 기준 8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전기·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양 기관의 적자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본회의에서도 한전과 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누적된 적자로 고민하던 양 기관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전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한전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확대하는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기존 4배에서 5배로 늘리는 내용의 한국가스공사법(가스공사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일각에서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 확대 방안이 '경영정상화'보다는 '차입 경영'에 더 의존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들 기관의 적자 문제는 근본적으로 전력이나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요금을 적게 내는 현 구조에서 발생했기에, 빚을 빚으로 버티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적자가 이들 기관의 방만 경영에 따른 결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업계에서는 내년 전기·가스 요금이 올해보다 2배가량 비싸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와 한전은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을 kWh(킬로와트시)당 51.6원으로 산정했다. 올해 전기료가 1.93원인 점과 비교하면 2.7배 높은 수준이다. 또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최소 8.4원~최대 10.4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올해 인상 폭(5.47원)보다 최소 1.9배 더 오르는 셈이다.